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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톤 쓰레기에 방치된 남매…되풀이되는 아동학대, 끊을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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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 쓰레기더미에 방치된 아이들
폭력·방임 등 아동학대 사건 5년새 2배로 급증
전문가 "아동보호전문기관 정부 지원 절실"

5톤 쓰레기에 방치된 남매…되풀이되는 아동학대, 끊을 수 없나 자료사진./사진=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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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최근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 갓난아기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사이 다른 자녀 두 명은 5t 분량의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아동 학대 사건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정작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고 관리할 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를 예방할 법적·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수경찰서는 숨진 갓난아기를 냉장고에 보관하고, 두 자녀를 쓰레기 속에 방임한 혐의(아동학대 치사 등)를 받는 A(43)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 10월께 갓난아기가 숨지자 냉장고에 넣어 2년여간 은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의 또 자른 자녀인 아들(7)과 숨진 아기의 쌍둥이 딸(2)은 지난 2년간 쓰레기 더미에서 먹고 자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5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집 내부는 5t가량의 쓰레기로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시는 지난달 20일 아동 학대 정황을 확인한 뒤 자녀 2명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A씨와 격리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을 잔혹하게 학대하거나 방임하는 사건은 올해에도 여러 번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형제가 중상을 입고 동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형제는 보호자로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고, 폭행에 시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천안에서는 9세 아동이 여행용 트렁크에 감금됐다가 끝내 숨진 사건, 창녕에서는 아이를 쇠사슬에 묶고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5톤 쓰레기에 방치된 남매…되풀이되는 아동학대, 끊을 수 없나 여수의 한 아파트 가정집 냉장고에서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해당 아파트 내부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사진=여수시 제공


아동 학대 사건은 지난 5년 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 2015년 1만9214건에서 △2016년 2만9674건 △2017년 3만4169건 △2018년 3만6417건 △2019년 4만1389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5년간 부모가 아동학대 가해자인 비율은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친인척, 부모의 동거인 등이 뒤를 이었고, 아동복지시설 종사자가 아동 학대 가해자인 사례도 꾸준히 발생했다.


피해 사례로는 지난해 기준 여러 학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경우(1만4476건)가 가장 많았으며, 정서적 학대(7622건), 신체적 학대(4179건), 방임(2885건), 성적 학대(883건)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를 받아 사망한 아동도 지난해에만 42명에 달한다.


그러나 아동 학대를 예방할 기관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지자체마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전담 공무원을 두도록 했지만, 자치구에는 전담 공무원이 아예 없거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톤 쓰레기에 방치된 남매…되풀이되는 아동학대, 끊을 수 없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최근에 연이어 발생한 아동학대 대응 강화 지침은 전담공무원들의 피를 말리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 지역은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5인 이하이며 1명이 배치된 곳도 많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이어 "저희는 가족들이 퇴근한 6시 이후에 조사를 주로 시작한다. 밤 9시 조사 종료가 기본이고 응급조치라도 하는 날엔 새벽 2, 3시 퇴근도 허다하다"며 "또한 아동이 신체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면 의료기관으로 조치를 하라고 하는데, 그 의료비는 누가 부담하나.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의료비가 단 1원도 편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아동학대 관련 책정 예산·기금 392억4800만원 중, 복지부의 일반회계로 편성된 예산은 단 31억원 뿐이다.


국회에서도 아동학대 관련 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6일 진행된 아동학대 관련 민생간담회에서 "학대 피해 장애아동에 대한 별도의 쉼터 설치 및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일반회계로 편성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 학대 피해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관련 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너무나 부족하다"라며 "아동학대 현장을 조사하는 경찰이나 담당하는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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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2019년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 정책'을 선포해 아동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과 제도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일반 가정에 속한 아동에 비해 가장 보호받아야 할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지원 비용은 삭감되고 있다. 피해 아동을 위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정부의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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