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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만 해선 돈 못 벌어요" 주식·로또 몰리는 청년들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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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복권 2조6208억 팔려…2005년 이후 최대
저금리·주식 열풍에 신규 계좌 절반 20·30 세대
전문가 "사회 불안해질수록 '한탕주의' 유혹 빠지기 쉽다"

"열심히만 해선 돈 못 벌어요" 주식·로또 몰리는 청년들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로또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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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 유통회사에 다니고 있는 3년 차 직장인 김모(29)씨는 최근 주식 스터디를 시작했다. 김씨는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적금에 부어봤자 노후준비는커녕 결혼자금도 제대로 못 모으는 게 현실"이라며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위해 주식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들과 모이면 절대 빠지지 않는 대화 주제가 주식"이라며 "지인들과 서로 어디 투자했는지 묻고, 좋은 정보가 있으면 공유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뛰어들거나 로또 등을 사며 고수익을 좇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과 고용 불안정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로또나 주식 등에 의존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젊은층 사이에서는 큰돈을 벌기 위해선 성실함과 노력보다는 '운'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어, 단기에 한몫을 챙기려는 '한탕주의'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 불확실해지면서 로또·주식 등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부터 매주 복권을 사기 시작했다는 대학생 이모(25)씨는 "큰돈은 아니지만 매주 3000원씩 복권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요즘 취업하기도 힘들고, 취업한다고 해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알지만, 복권당첨을 통해 인생역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나"고 말했다.


이 씨처럼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량이 15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한 2조62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열심히만 해선 돈 못 벌어요" 주식·로또 몰리는 청년들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주식 상담을 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로또 외에도 주식·부동산 투자 등으로 고수익을 노리는 젊은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2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5%가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로또 당첨(11.6%) ▲주식 및 재테크 투자(11.1%) ▲부동산 투자(9.6%) 등 순이었다.


반면 ▲적은 돈부터 꾸준히 모아야 한다(10.0%) ▲열심히 일해서 연봉을 많이 받는다(4.9%) 등의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종합하면 젊은층은 거액의 재산을 보유한 이른바 '금수저'가 아닌 이상, 큰돈을 벌기 위해선 성실함과 노력보다는 운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셈이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7)씨 또한 "지인들과 주식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월급을 모은다고 해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라며 "부동산을 투자하기에는 모아둔 돈이 별로 없어서 주식 투자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주식 투자를 안 하는 지인들이 없다. 다들 월급을 적금에 붓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이득이란 입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젊은층의 재테크 열풍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30대 연령층의 주식계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다.


결국, 저금리 시대에 저축만으로 돈을 모을 수 없게 된 젊은층에게 로또와 주식 등이 일종의 '심리적 탈출구'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전문가는 사회가 불안해질수록 '한탕주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본인이 노력한 결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하게 있으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불확실할 때, 한탕주의가 만연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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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개천에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예컨대 '금수저'처럼 재산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 열심히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월급을 버는 것만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없게 됐다. 그렇기에 젊은층이 투자를 넘어 투기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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