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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미국 차기 행정부를 맞는 북한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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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미국 차기 행정부를 맞는 북한의 고심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북핵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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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와 한반도의 안보문제를 둘러싸고 거의 항상 같은 입장을 공유해 온 중국 정부와 북한 당국은 이번 미국 대선을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보여 왔다. 중국은 미ㆍ중 관계에서 더욱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한 반면 제3차 미ㆍ북 정상회담을 통한 제재조치 해제를 갈망하는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고대했다. 한국 정부는 바이든 후보가 한미동맹 차원에서 더욱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음에도 북한 당국과 동일한 이유로 내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대에 따라 다소 변화는 있지만 미국 정치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외정책 노선에는 상당히 큰 근본적 차이가 있다. 공화당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가 이익과 국가 안보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는 성향인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민주주의, 인권 등 정치적 명분을 중시하고 국제협력을 통한 미국의 이상 실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공화당이 자유무역주의를 국제무역질서의 근간으로 추구해 온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통상이익 수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왔다.


미국의 두 정당이 이러한 정책기조를 실천에 옮기는 방식에도 큰 차이가 있다. 공화당은 국가안보에 관한 표면상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국가이익상 필요하면 언제든 적과 타협하고 손을 잡는 실용적 정책을 추구해 왔다. 반면에 민주당은 표면상의 유연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명분에 있어 타협을 거부하는 교조적 대외정책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런 이유로 인해 미ㆍ소 냉전시대에도 유독 민주당 집권기에는 소련과 충돌이 잦았고, 공화당 집권기에는 막후흥정을 통해 비교적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곤 했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참전 등 20세기에 미국이 치른 대규모 대외전쟁 참전은 거의 모두 민주당 행정부에 의해 단행됐다. 제3차 세계대전의 코앞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1962년)도 민주당(케네디) 정부의 산물이었다. 공화당 행정부가 시작한 대외전쟁은 1990년대 이후의 걸프전쟁,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이 전부였다. 베트남전쟁 참전은 민주당(존슨) 정부가 시작해 공화당(닉슨) 정부 때 철군했고, 한국전쟁 참전도 민주당(트루먼) 정부가 시작해 공화당(아이젠하워) 정부가 종결했다. 중국 공산화 이래 20년에 걸친 대중국 고립화정책도 민주당(트루먼) 정부가 시작했고 공화당(닉슨) 정부가 해제했다.


이런 역사적 사례들을 감안할 때 대북한 군사조치를 호언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초유의 미ㆍ북 정상회담을 2차례나 개최하는 깜짝쇼를 연출한 것은 우연도 예외도 아니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 정권을 선호했으나 2018년 미ㆍ북 정상회담 이래 선호가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로 바뀌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도 제재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해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좋았던 시절은 그것으로 끝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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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사활의 기로에 선 북한으로서는 제재 해제가 촌각을 다투는 긴급과제이지만 차기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기대하는 톱다운 방식의 대북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북한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민주당의 전가의 보도인 '민주주의와 인권' 공세에 직면해 체제보위의 부담까지 가중될 전망이다. 설사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소송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재선을 위한 흥행쇼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그가 성공의 기약 없는 대북협상에 다시 나설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이번 미국 대선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혼란이 어떻게 결론이 나건,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어려운 시련을 맞게 될 북한의 고심은 깊어갈 전망이다.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북핵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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