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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는 척 다가가 여성에 음담패설…길거리 성희롱, 처벌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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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는 척 다가와 성희롱·음담패설 일삼아
여성들 "공공장소 등 '길거리 성범죄' 빈번한 일"
전문가 "모욕죄로 처벌 가능…증거 확보 노력해야"

전화하는 척 다가가 여성에 음담패설…길거리 성희롱, 처벌 못하나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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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최근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일대에서 한 남성이 불특정다수의 여성에게 다가가 음담패설, 성희롱 등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해당 범죄에 이어 '묻지마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해당 범죄는 모욕죄로 처벌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에서 처벌 규정이 약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여성들 뒤에 바짝 붙어 음담패설이나 성희롱적 발언을 한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오전 8시20분에서 9시 사이 출근 길 인파 속에 나타나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척하며 현장에 있는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거나 성에 관한 말을 늘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피해를 본 한 여성은 아침마다 이 남성과 마주칠까 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관계 기관에 상담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화하는 척 다가가 여성에 음담패설…길거리 성희롱, 처벌 못하나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 표현과 무관./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범행은 타인과 대면접촉 잦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길거리 괴롭힘(Street Harassment)' 으로 과거에도 지속해서 발생했다.


해당 범죄는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합의되지 않은 신체적 접촉, 모욕적인 시선, 언어적 괴롭힘, 성추행, 성기 노출, 쫓아오기 등 여성과 성적소수자가 겪는 괴롭힘과 폭력을 말한다. 다만 관련 처벌 규정이 미미해 여성들 사이에서 처벌 강화는 물론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016년 길거리 괴롭힘에 대한 국내 첫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년간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에 의해 성추행, 성희롱, 카메라 촬영, 스토킹 등의 피해를 본 사례는 123건에 달했다. 범행 장소는 길거리가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중교통, 공중화장실, 엘리베이터, 놀이터, 술집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여성들은 이 같은 길거리 괴롭힘이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여성이라면 지하철, 버스, 길거리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불쾌한 시선을 느끼거나, 불필요한 말을 거는 사람을 누구나 한 번쯤은 만나봤을 것"이라며 "원래도 이런 일이 발생할까 봐 항상 불안했지만, 이번 서울대 사건을 이후로 대낮에 공공장소 이용하는 것조차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전화하는 척 다가가 여성에 음담패설…길거리 성희롱, 처벌 못하나 지난 29일 서울 홍대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러나 이 같은 길거리 괴롭힘의 문제가 심각함에도 현행법상 가해자를 처벌할 법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서울대 통화맨' 같은 사례가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에 해당할 수 있지만, 범칙금이 부과되는 수준에 그처 처벌 효과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불안감 조성 행위에 부과되는 범칙금은 겨우 5만원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길거리 성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낯선 상대로부터 당하는 성희롱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 8월 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고 추파 던지는 등의 '캣콜링(cat-calling)'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90∼750유로(약 12만~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전문가는 길거리에서 음담패설·성희롱하는 행위는 모욕죄로 처벌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이번 피해 사례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폐쇄회로(CC)TV가 있을 확률이 높고, 지근거리에 있던 사람이 피해 당한 사실을 들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상황에 따라서 전혀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처벌이 미미하다고 해서 아무런 대응도 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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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음성의 정도, 실제 가해자가 통화를 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서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또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는지, CCTV가 있었는지 등 신고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충족되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휴대폰을 활용해서 녹음·촬영을 한다든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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