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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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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50차례 실리콘밸리 방문
기술에 올인하며 1등·프리미엄·인재 강조
애니콜 신화에서 애플 경쟁 상대로 우뚝

"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2012년 베트남 사업장에 방문한 이건희 회장(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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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빌 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달러를 간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만난 후 남긴 말이다. 1994년 12월이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임원이었던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대표는 저서에서 두 시간가량 대화가 이어졌고 "게이츠 회장은 전자지갑이라는 것이 나와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일이 없어질 것이고 신용카드도 통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썼다. ICT 업계에 큰 역사를 남긴 두 사람이 만나 나눈 대화는 '현실'이 됐다.


'기술'에 대한 집념, 인재경영으로 성장
"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1987년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식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이 회장은 1970년대부터 50차례나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정도로 혁신기술에 관심이 컸다. 이 같은 경험들이 쌓여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인재 경영과 기술 투자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 직후 "소프트웨어 기술을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하라"는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구글과 애플 등의 본거지인 실리콘밸리에 MSC 아메리카라는 콘텐츠와 서비스, 연구를 위한 거점을 세웠다.


그는 누구보다 '인재 경영'을 중시했다. 이 회장은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S급 인재를 뽑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인물이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대표와 황창규 전 KT 회장 등이다. 진 회장은 삼성에서 10년 후 미래에 무엇을 할지 마스터플랜 등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회장은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에 플래시 메모리를 채택하게 함으로써 애플과 삼성에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애니콜 화형식으로 만든 변곡점
"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1995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삼성 구미사업장에서 애니콜과 무선전화기, 팩시밀리 등 물량 제품들을 불태우는 모습


이 회장은 휴대폰과 스마트폰시장을 지휘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1등'이 목표였다. '애니콜 화형식'은 애니콜 신화를 만들어 낸 변곡점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며 다음 먹거리로 휴대폰을 꼽았다.


1994년 첫 휴대폰을 출시했지만 '질'보다는 양적 성장을 추구한 탓에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았다. 이 회장은 격노했다. 삼성은 1995년 3월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폰과 무선전화기, 팩시밀리 등 15만대를 부수고 불태웠다. 화형식 이후 불량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 애니콜의 국내 휴대폰 점유율은 30%에서 50%까지 뛰어올랐다. 모토로라가 세계 휴대폰시장을 제패했지만 국내에서만 유일하게 1위를 놓쳤다.


"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이건희 폰이라 불리는 첫 텐 밀리언 셀러 휴대폰 '애니콜 SGH-T100'


이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휴대폰 개발 시스템에 '3선체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1선은 상품화, 2선은 1년 후를 대비하는 개발팀, 3선은 2~3년 후를 대비하도록 구분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라는 것이었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은 큰 위기였지만 시스템을 발판 삼아 반등하는 계기가 됐다.


"앞만 보고 가자" 갤럭시S의 탄생
"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불" 고급화·인재 강조한 이건희 갤럭시S(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2008년과 2009년 윈도 OS 기반의 '옴니아' 시리즈를 출시했다가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참패했다. 2010년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2010년 출시된 갤럭시S는 6개월 만에 개발인력을 총동원해 만들어졌다. 이 회장이 출시 일정을 앞당기라고 지시할 정도로 관심을 가져 '이건희폰'이라 불린다.


당시 무선사업부장이었던 신종균 전 부회장은 "2000년대부터 선진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구축해놓은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었지만 이 회장은 무선사업부 직원들에게 '겁먹지 마라. 우리도 할 수 있다'고 격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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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는 2011년 글로벌 1000만대 판매량을 달성하며 삼성의 첫 텐밀리언 스마트폰이 됐다. 갤럭시S 시리즈가 출시된 지 2년 만인 2012년, 갤럭시S3와 노트2를 흥행시키며 4억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삼성은 애플을 더 이상 흉내내지 않는다. 애플에 맞설 유일한 경쟁자"라고 평가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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