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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위기의 국민, 택배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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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위기의 국민, 택배 노동자 최근 택배노동자들의 잇단 과로사 추정 사망사고에 대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해 21일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을 찾아 택배기사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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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역사는 2020년을 어떻게 기록할까. 온국민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쉽게 상상치 못했던 일이다.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던 소설이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인류의 역사가 유구하지만 특정 단위로 끊어서 이해된다. 결정적인 변화의 시기, 우리는 그런 대전환기에 있는 세대가 아닐까.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겠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충격파는 오래갈 것이다. 그 변화 속에서 다른 방식의 삶이 자리잡을 수 있다. 문 앞에 놓이던 택배가 언제부턴가 새벽에 찾아오면서 참 편리한 세상이라는 탄성이 나오곤 했다. 비대면이 불가피한 때에 더 없이 요긴한 서비스라 여겼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항상 일부다. 물 밑의 필사적인 물장구가 없이는 백조의 우아함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잇따르는 택배 기사들의 비보 때문이다.


"너무 힘들어요" 어쩌면 흔한 하소연으로 치부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420개 들고 나와서"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 숨 못 자고 나와서"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그의 '힘듦'이 좀 더 처절하게 다가온다. 편리한 택배 서비스를 가능케 했던 것은 발목이 부러질 정도로 괴로운 물밑의 노동이 기반이었던 것이다.


코로나19는 감염자 뿐 아니라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다주고 있다. 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수반되는 비용을 제대로 부담치 않으려는데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노동 시간 단축이 대세인데 올해 들어 10여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공백이 뚫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노동계, 종교계 등 각계 대표들로 구성된 대책위는 "'구조적 타살'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그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다. 인류학자들은 고대인들의 장례 문화의 흔적을 보고는 문명을 가늠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정치는 이런 사안에 대한 기능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 변화의 시대에 맞는 제도와 인식이 갖춰지지 못하면서 야기되는 각종 문제점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가장 위기에 처해 있는 국민을 돕지 못한다면 아예 '국민'이란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여의도는 정치적 논란들이 넘쳐난다. 법무부장관의 아들에 이어 희대의 금융 사기 사건 연루 의혹이 구름처럼 국회를 감싸고 있다. 물론 이는 정치권 뿐 아니라 검찰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들이 담겨져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만 매몰된 채 당장의 비극들을 막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곤란하지 않은가. '포스트 코로나'라는 시대적 전환기에 맞는 비전을 세워나가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이들에 대한 지원과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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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기필코 이 참혹한 죽음의 사슬을 끊어내자"며 분류 인력 별도투입과 노동시간 단축조치, 정부의 실효성 있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사회적 감시를 위한 사회적 논의 추진 등을 요구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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