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여야 간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감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관련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국회에서의 ‘거짓 답변’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반면 여당 위원들은 추 장관을 감싸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부인 관련 수사에 대한 질의로 맞불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추 장관이 취임 이후 검찰개혁을 명분 삼아 진행한 검찰 조직개편, 편중 인사 등의 문제점과 청와대나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로비 정황이 드러난 라임과 옵티머스 등 자산운용사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에 대한 지적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칼 vs 여당의 방패… 증인채택·자료제출 놓고 질의 전부터 고성 오갈 듯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12일 오전 10시부터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검언유착’ 사건에서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해버리는 수사지휘를 내린 점이나 두 번에 걸친 인사에서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요직에 중용하는 등 추 장관이 취임 이후 보여준 여러 행보나 국회에서의 답변 태도 등에 불만을 가져왔던 야당 위원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만큼 날선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5선 의원 출신인 추 장관 역시 국감에서 소극적 방어 자세를 보였던 역대 법무부 장관들과 달리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으로 보여 피감기관장과 위원들과의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장관을 방어해야 하는 여당 위원들이 증인채택이나 자료제출 요구 등 야당의 의사진행발언에 강하게 항의하고 나설 경우 여야 위원 간의 충돌로 국감 초반 질의문답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공전될 가능성도 있다.
아들 군 복무 의혹·거짓 답변 집중 공격 받을 듯… 추 장관 사과하는 모습 보일지 주목
이번 법무부 국감에서는 무엇보다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과, 무혐의 처분을 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또 추 장관의 여러 차례에 걸친 국회에서의 거짓 답변에 대해 야당 위원들의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언론에 대한 후속조치를 경고했던 추 장관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 자신의 과거 발언들에 대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수년 전 일이라 기억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두 번도 아닌 20여차례에 걸친 국회에서의 답변이 거짓으로 판명이 난 상황인 만큼, 추 장관이 늦었지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반면 여당 위원들은 윤 총장의 장모와 배우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과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지연에 대한 질책을 통해 추 장관 감싸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조직개편·편중인사·부당한 수사지휘 등 공격 대상
추 장관은 취임 이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일선 검찰청의 특수부·공안부 등 인지수사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형사부로 전환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SK네트웍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며 공개수사를 시작하긴 했지만 이미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수상한 자금흐름을 확인하고 검찰에 이첩한 내용이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에는 추 장관 취임 이후 검찰이 권력형 비리나 대기업 비리에 관해 이렇다 할 수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또 추 장관은 대검찰청 직제를 개편, 검찰총장의 손과 발 역할을 하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등 차장급 핵심 직제들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한 사실상의 ‘윤 총장 힘 빼기’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7월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아예 폐지해 각 고검장에게 분산시키고, 법무부 장관이 각 고검장에게 서면을 통해 수사지휘를 하는 개혁안을 내놓은 상태다. 추 장관은 또 검찰 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자는 입장을 내놓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12일 국정감사에서는 추 장관이 추진해온 이 같은 검찰개혁의 방안들이 과연 검찰을 바로잡기 위한 개혁안인지, 아니면 단순히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한 정책들인지에 대한 야당 위원의 추궁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검언유착’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관계 입증을 자신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던 수사지휘가 장관의 권한을 넘어선 직권남용이라는 질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며 한 검사장의 공모관계를 공소장에 적시하지 못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한지 두 달이 넘도록 한 검사장을 기소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추 장관이 취임 후 두 차례 단행한 인사에서 윤 총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키고,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과 재경지검 등의 요직에 발탁한 편중 인사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국감 직전 불거진 라임·옵티머스 로비 의혹…이러려고 증권범죄합수단 없앴나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검찰이 수천억원대 사기 펀드판매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청와대와 여권 등 정치권과 금융당국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담긴 문건과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지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월10일 작성된 해당 문건에는 정부와 여권 인사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참여돼 있다는 내용과, 이들이 펀드 설정과 운영 과정에 관련돼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불거질 경우 게이트(권력형 비리)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까지 담겨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이 같은 수사 상황을 윤 총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이 수사해 기소한 라임자산운용 관련 재판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이 지난 1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을 폐지한 뒤에 이같이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금융범죄가 잇따르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 합수단장이었던 김영기 전 부장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합수단을 폐지한 이유를 아직도 알지 못한다”며 “결국 검찰 힘 빼기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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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직전 불거진 청와대 및 여권에 대한 로비 의혹과 이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은 추 장관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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