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상 범죄는 갈수록 늘어…"성범죄는 발생보다 신고 적을 것"
강간사건 유죄판결 30%도 채 안돼…엄벌 요구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인도에서 최하층민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만연한 성범죄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도에선 여성 대상 성폭행 사건이 하루 90건가량 보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 통계상 지난해 인도 수사당국에 신고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수는 3만2033건으로 집계됐다. 하루당 88건꼴이다.
인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늘고 있다. 지난해 여성 대상 범죄 건수는 총 40만건으로 2017년 35만9000건에서 2018년 37만8000건으로 점차 늘어갔다. 성범죄는 이 가운데 1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보수적인 문화를 감안하면 신고안된 성범죄가 더 많을 것이라고 봤다. 인도에서는 성범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피해자에게로 향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인도의 성폭행 사건은 수년째 문제가 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2년 뉴델리 번화가의 달리는 버스 안에서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하고 신체를 훼손해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근절 목소리가 커지고 처벌도 강화됐다. 하지만 관련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달 14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하트라스 지구에서는19세의 최하층민(달리트) 소녀가 상층 카스트 남성 4명에게 집단 강간·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다가 같은달 29일 숨졌다. 당시 피해 소녀는 혀가 잘리고 척추를 다쳐서 신체가 마비되는 등 고문 수준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우타르프라데시에서 또 다른 달리트 여성이 남성 두 명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한 끝에 숨진 일이 있었다.
이같은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 유죄판결을 받는 비율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 NCRB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의 경우 강간 사건 관련 유죄판결 비율은 각각 27.2%와 27.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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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도 전역에서는 성폭행 근절과 범인 엄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범인들을 최대한 빨리 교수형에 처할 것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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