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하나은행 압수수색… 옵티머스 조사 재점화(종합)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옵티머스 펀드' 사기 운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 경영진 4명이 재판에 넘겨진 후 옵티머스 수사가 다시 시작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의 수탁영업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옵티머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이 일부 펀드의 신탁계약서에 투자대상 자산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됐는데도 옵티머스의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수했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 자료 확보에 나섰다.

옵티머스는 하나은행에 부실 사모사채 매입을 지시하면서도 예탁결제원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종목을 등록해 펀드명세서를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하나은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탁회사로서의 업무를 적절히 처리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자금을 투자받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2018년 3월 옵티머스에 748억원을 투자했다가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 투자를 철회했다. 검찰은 정 전 대표를 출국 금지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가 펀드 환매를 중단하자 지난 6월 19일 현장 검사에 착수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NH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들도 사기 혐의로 옵티머스 임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대표와 함께 2대주주 이모씨, 사내이사 윤모 변호사, 코스닥 상장 화장품 회사 '스킨앤스킨' 신규사업부 총괄고문 유모씨 등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8년 4월~2020년 6월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며 2900여명의 피해자들에게서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부실채권 인수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