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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서 풀려났지만…"성범죄자 낙인에 모든 일상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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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 피해자 격투기 선수 김도윤씨
잘못 올라온 신상에 유튜브 활동 접고 쇼핑몰까지 관둬
'신상 공개' 사이트·계정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일
외부 제보 의존 검증 절차 한계…전문가 "무고한 피해자 계속 양산"

'디지털교도소'서 풀려났지만…"성범죄자 낙인에 모든 일상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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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일상이 다 무너졌어요. 왜 제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격투기 선수이자 유튜버인 김도윤(30)씨는 최근 범죄자 등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났다. 김씨는 자신을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지난 11일 사과의 뜻을 밝히며 직접 언급한 신상공개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지난 7월 그를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자로 특정해 신상정보를 등록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김씨는 동명이인일 뿐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김씨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서야 디지털교도소는 신상을 내리고 사과했지만 이미 2주가량이 지나 극심한 피해를 본 뒤였다.


그의 유튜브 채널엔 동영상마다 수백 개의 악성댓글이 달렸고 일부는 그가 운영하던 쇼핑몰까지 찾아와 비난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그의 신상을 비롯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견디다 못한 김씨는 유튜브 활동을 잠시 접었다. 얼마 전부터는 쇼핑몰도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관뒀다. 김씨는 "아직도 누군가 연락이 오거나 사람들을 만날 때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겁부터 난다"면서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분명히 나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우후죽순 나온 신상 공개 사이트가 김씨 같은 피해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인스타그램에서 디지털교도소와 비슷한 활동을 하던 한 계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의 악의적 제보로 신상 공개를 당한 A씨는 수차례 본인이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서야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에서 A씨는 악질 성범죄자가 돼있었다. 같은 피해를 당한 B씨 역시 한동안 바깥출입을 못할 정도로 정신적 피해가 컸다고 한다.

'디지털교도소'서 풀려났지만…"성범죄자 낙인에 모든 일상 파괴" '디지털교도소' 신상공개 피해자 김도윤씨를 향한 악성 댓글./사진=김도윤 선수 제공

'자경단'을 자처하며 신상 공개 활동을 벌여 온 텔레그램 '주홍글씨'에서도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일뿐만 아니라 과거 'OO패치'로 이름 붙은 일명 '저격 계정'이 쏟아질 때도 억울한 피해자가 쏟아졌었다.


신상을 공개하는 이들은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외부 제보에 의존해 '범죄자'를 특정한다. 이들도 나름대로 교차 검증 등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결국 신상 공개 대상자의 주변인 등을 수소문하거나, 과거 행적 등을 조사해 범죄 사실과 대조하는 정도에 그친다. 앞선 사례들처럼 누군가 앙심을 품고 자료를 조작하거나 타인의 신상을 제보할 경우 사실상 진위를 가려내기 쉽지 않다. 얼마 전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이 올라왔다가 무고함이 밝혀진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경우도 그랬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료 검증이나 공개 기준 등이 허술한 민간 차원의 신상공개는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피해자가 계속 양산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법권을 더욱 신뢰할 수 없게 만들어 사법체계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의 활동이 수사ㆍ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그 취지에 대해선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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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사이트는 지난 11일 '2기 운영자'의 입장문만 보이던 상태에서 현재 완벽히 복구돼 운영을 재개한 상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4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전체 차단 대신 불법성이 뚜렷한 게시물 정보 17건만 시정요구(접속차단) 하기로 결정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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