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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위기 '노드스트림2'에 희비 엇갈리는 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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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안보 지형 바꾸는 대역사에 각국 촉각
美·우크라이나는 사업 중단 위기에 반색
가즈프롬 등 독·러 투자기업은 우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 문제가 러시아와 독일 사이의 천연가스 송유관사업 논란으로 번지면서, 독일이 노드스트림2사업을 중단할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천연가스를 이송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유럽 내 정치ㆍ경제 안보 지형 변화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독일과 천연가스 운송, 방위비 문제로 각각 대립각을 세웠던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단 위기 '노드스트림2'에 희비 엇갈리는 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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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스트림2사업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공급하는 천연가스 규모를 2배로 늘리는 사업으로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 1230㎞ 길이의 해저 천연가스관을 잇는 게 핵심이다. 사업이 완공되면 러시아는 독일로 직접 보낼 수 있는 천연가스가 기존의 2배로 늘게 돼 한 해 1100억㎥의 천연가스 운송이 가능해진다. 건설비 95억유로(약 13조3300억원)가 투입되는 노드스트림2 송유관은 러시아 가즈프롬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독일 무역기업 유니퍼와 바스프의 자회사인 윈터셸,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 등 유럽 기업들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독일 정부가 나발니 독극물 중독 사건을 이유로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노드스트림2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유럽 각국은 물론 대서양 건너 미국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로서는 노드스트림2가 완공되면 유럽 천연가스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천연가스 비용도 낮출 수 있지만, 러시아를 압박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더 중요해졌다.


이 사업은 단순히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비즈니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럽의 지정학적 판도를 바꾼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경우 동맹국인 독일이 참여한 사업임에도 경제적 제재를 취하기도 했다. 가장 민감한 나라는 우크라이나이지만 정작 목소리를 내는 국가는 폴란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라도 노드스트림2사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최근 공영 라디오를 통해 "유럽의 에너지 연대를 위해 노드스트림2사업이 중단돼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러시아가 천연가스로 협력을 강화할 경우 동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러시아가 손잡고 폴란드를 침공한 것을 상기하며 "독일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유럽 간 천연가스 운송의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천연가스관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송유관 이용 대가로 한 해에 20억~3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송유관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이 3% 이상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도 독일이 노드스트림2사업을 중단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노드스트림2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2018년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종속성이 발생하고 공급자(러시아)의 독점이 심해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은 독일이 방위비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노드스트림2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물론 이면에는 셰일혁명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된 막대한 규모의 천연가스 수급처를 찾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는 이 점을 의식해 "(미국의 제재는) 불공정 경쟁을 위해 정치적 압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유럽인들이 유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더 비싼 (미국) 가스를 사게 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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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독일이 정치적 의지만으로 노드스트림2사업을 실제 중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나발니 사건이 러시아에서 벌어진 이상 진상 파악이 쉽지 않아 제재 명분을 갖추기 쉽지 않다. 독일이 러시아를 사건의 배후로 확인하더라도 정치ㆍ경제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사업 중단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 인상 등을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투자한 서유럽 기업들의 피해는 물론 이들 기업의 소송전 역시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독일이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피해를 감내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독일 투자은행(IB) 베렌버그방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GDP가 2022년에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만큼 (러시아가 보복에 나서도) 천연가스 공급처를 다변화할 시간 여유는 있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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