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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과 경제대화도 개시…'하나의 중국'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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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의료, 에너지 분야 등 협력 추진…중국 자극 의도
대만, 美 소고기 수입 허용하며 FTA 잰걸음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 "대중 정책 상당한 조정"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까지 정당화

美, 대만과 경제대화도 개시…'하나의 중국' 무력화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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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중국과 전방위적 갈등을 빚는 미국이 대만과 경제협력대화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혀 남중국해에 이어 또다시 중국과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대만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도 체결한다는 구상이어서 미ㆍ중국 갈등 국면에서 대만의 전략적 지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31일(현지시간) 헤리티지 재단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과 대만이 새로운 경제대화를 시작한다"면서 "이 대화는 반도체, 보건의료, 에너지 등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 경제 관계의 전 영역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국교 관계가 없는 대만과 경제논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무력화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주요 외신은 "미국의 정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서 '상당한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스틸웰 차관보의 이날 발언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대만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의 행보는 홍콩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는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홍콩을 보면 중국이 권위주의 체제를 연장하기 위해 국제적 의무를 무시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응하는 자유무역의 최전선인 홍콩이 국가보안법 시행 후 중국의 일부로 전락한 만큼 대만은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대만과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한 데 이어, 고위급 인사인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을 보내 협력방안을 논의해 중국을 자극했다.


특히 경제협력대화 채널이 본격 가동되면 미-대만 간 자유무역협정(FTA)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에서 FTA는 사실상 경제를 매개로 한 동맹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미ㆍ중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최근 "대만의 주요 교역국이면서 무기 공급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게 재선 후 나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 (FTA)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FTA 성사가 지상 과제임을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도 이날 대만 반도체업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예로 거론했다.


미국과 대만의 경제 밀월 관계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 장벽을 없애 달라고 하자, 대만은 지난달 28일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허가 방침을 발표했다. 대만은 성장 촉진제 락토파민을 사용한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입을 금지해왔다. 대만의 결정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까지 나서 양국 간 경제ㆍ무역 협력의 문을 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은 대만의 방어능력을 높이기 위해 무기 공급도 지속적으로 할 방침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대만에 대한 6대 보장을 언급했다. 미국의 6대 보장은 ▲미국은 대(對) 대만 무기 수출에 관해 기한을 정하지 않음 ▲대(對) 대만 무기 수출에 있어 중국과 사전 협상을 진행하지 않음 ▲미국은 양안 간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지 않음 ▲미국은 대만관계법을 수정하지 않음 ▲ 미국은 대만의 주권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변경하지 않음 ▲미국은 대만으로 하여금 중국과 협상하도록 강요하지 않음 등을 의미한다. 이날 미국은 6대 보장과 관련된 외교문서의 기밀도 해제했다.



대만이 미ㆍ중 간 긴장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대만대표를 역임한 더글라스 팔은 "미 행정부는 터프함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중국의 레드라인에 더 다가서고 있지만 이를 넘을 의사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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