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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파제'된 건보…환자·병원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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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시시비비 <上>사회 안전망 역할

'코로나 방파제'된 건보…환자·병원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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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진료비를 추정해보니 한명당 평균 1000만원가량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증환자의 경우 300만~400만원이나 중증환자는 7000만원 정도까지 치료비가 늘었다. 다만 환자 부담은 없었다. 규정에 따라 치료비 가운데 80%를 건강보험이, 나머지는 정부ㆍ지자체가 부담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선 1인당 평균 치료비가 4300만원에 달했으며, 대부분을 환자가 부담했다. 치료비로 수억원을 내야했던 환자도 있었다.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 건강보험 시스템이 사회 안전망 역할을 확실하게 한 셈이다.


◆환자ㆍ병원, 재난에도 건보로 버텼다 =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일선 병ㆍ의원이 유지되는 데도 건강보험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병원을 찾는 이가 줄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곳이 늘었는데, 정부는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를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앞당겨 지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처했다. 통상 22일 정도 걸리던 지급기간을 10일로 줄여 의료기관 9만2623곳이 급여 22조2343억원을 원래보다 일찍 받았다.


환자가 급증했던 대구ㆍ경북 일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는 3월 초부터 건보 급여를 선지급했다.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90~100%를 먼저 의료기관에 준 후 사후에 정산하는 제도다. 선지급은 3월 하순 전국 의료기관으로 확대됐고 4월 들어서는 약국으로 확대됐다. 전국 5514개 기관이 4개월여간 2조5333억원을 미리 받아 경영난을 버틸 수 있었다. 대구와 경북 일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의 취약계층이 경감받은 건보료만 9115억원에 달한다.


공단 관계자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병원비까지 부담하면 구매력이 줄고 소비감소로 또 다른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해 최대 50%까지 보험료를 감면해 안정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月 4000원으로 안전망 강화" 공감대 = 건강보험이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재난상황에서 충격을 줄이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보험료를 둘러싼 인식도 바뀌었다. 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누릴 수 있다면 적정 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비율이 87%에 달했다. '국가재난 상황에서 건강보험이 있어 안심이 됐다' '건강보험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한 덕분이다' 같은 문항에도 각각 9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과거 건보공단이 진행한 비슷한 설문에서 건강보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도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던 이가 많았던 점에 견줘보면 상당한 변화로 읽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진행한 건강보험 인식조사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년도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8%에 달했다. 경총이 사용자단체로 건보료 인상에 항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내년치 건강보험료율은 이달 말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건보재정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긴 했으나 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는 시각도 여전한 만큼 공방이 예상된다. 올해 건강보험 보험료율은 6.67%로 직장가입자의 경우 본인부담 보험료는 평균 11만6018원, 지역가입자는 세대당 8만9867원이다. 지난해보다 3.2% 올린 것으로 금액으로는 3600원, 2800원 정도 인상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인상율에 준하는 3%대 초반대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내년 건강보험료가 올해와 같은 3.2% 수준으로 오른다면 3000~4000원 부담이 느는 것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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