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맨손으로 창업, 42세에 80개 체인점 거느린 '다다컴퍼니' 안민영 대표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소자본 창업시대, 이제는 숍인숍(shop in shop)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한바탕 휩쓸고 가면서 만신창이가 된 대구지역 식음료업계에서 올해 들어 더욱 바빠진 '다다컴퍼니' 안민영(42) 대표. 그는 요즘 대구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영업점의 업종 변화 상담을 받으려는 업주들의 러브콜을 뿌리치지 못하고 눈 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월31일 주말에도 안 대표는 대구 도심 테마파크 쇼핑몰 '동성로 스파크랜드' 7층을 찾아 츄러스 전문식당을 간식 곁들인 커피와 음료 취급 업소로 전환하는 점주와 상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커피왕' '스푼필라프' '떡분이네 떡볶이' '천하찜닭' '다다초밥' 등등…. 안 대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한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다채롭다. 그런 그가 요즘 영업 손실에 못이겨 두손을 들려는 영업주들에게 일단 권하는 게 '숍 인 숍'이다.
"소자본 창업을 한 분들은 쉽게 뛰어들기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들 점주들에게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성공은 남의 떡'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폐업에 앞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게 안에 배달 위주 간식거리를 취급할 것을 적극 권해 드리고 있습니다."
안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 잇달아 런칭한 '떡분이네' '커피다스' '푸드카트' 등 브랜드도 '숍인숍'을 겨냥한 것이다. 커피다스는 그의 첫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왕'의 배달판이다. 배달 전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커피다스의 한잔 값은 3800원이다. 처음 비싸다고 생각한 고객도 원가만 1800원하는 고급 용기에다 과자 간식에 1ℓ 커피를 받아들고는 단골로 변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그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몇년 전에는 배달 시스템 참여 제안을 거절했던 대형 배달체인 기업도 이제는 다다컴퍼니 프랜차이즈 고객 관리에 안절부절못할 만큼 안 대표의 위상이 달라졌다.
그런 그도 20대는 차디찬 세월을 견뎌야 했다. 고교(대구공고) 2학년 때부터 공부보다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 중국요리집 등 요식업계에서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던 그는 종자돈에다 2억여원에 달하는 대출까지 받아 햄버거와 피자, 고깃집을 열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수억원의 빚쟁이 신세가 된 그가 찾은 곳은 부동산중개업소. 실패의 원인을 잘못된 위치 선정에서 찾던 그는 부동산중개사 보조 일을 하다가 우연히 저가 커피에 눈을 돌리게 됐고, 2016년 '커피왕' 브랜드 출시와 함께 법인 '다다컴퍼니'를 출범시켰다. 이듬해 출시된 '스푼필라프'는 양식은 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의 상식을 깨고 그의 화려한 30대 중반 시대를 열게 한 역작이다.
이후 그는 탄탄대로의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 '커피왕'과 '스푼필라프' 가맹점만 80개에 달하면서 '다다컴퍼니'의 매출만 25억원이 넘는다.
향후 유통과 물류시장을 겨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안 대표는 "회사 이름 '다다'는 다다익선의 줄임말이다. 초심을 잃지않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어깨겯고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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