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직접 디자이너, 서비스 방식 선택
창업 리스크 낮추고, 개별 서비스 높이고
미용 생태계 개선 불씨 당겨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직장인 김시연(가명·33)씨는 최근 처음으로 인공지능(AI)에게 추천받은 미용사(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손질했다. 한 공유미용실의 예약 사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헤어스타일과 가능 시간을 입력하자 추천된 3명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을 선택한 것. 머리 손질 시기마다 회사 근처 미용실 중 적당한 곳을 다니던 김 씨는 “공유미용실과 추천받은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기는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고 좋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두된 공유경제 열풍에 힘입어 미용업계에도 공유미용실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언택트 문화 확산과 공유경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공유미용실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주도하던 미용업계는 디자이너의 저임금·중노동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산된 언택트 문화에 부합한 공유미용실은 이제 브랜드만 10개가 넘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국내 첫 공유미용실을 선보인 세븐에비뉴는 서울 강남, 합정, 성남, 부천 등 네 곳의 지점을 운영한다. 기초 교육을 수료한 디렉터들이 약 2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공간을 임대하는데, 예약시스템 등을 활용해 근무 일정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운영하고 수익 역시 최대 50%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 특히 브랜드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기능해 브랜딩과 홍보·마케팅, 기술향상 등의 교육을 복합적으로 제공해 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가 직접 세운 퓨처살롱의 쉐어스팟 역시 서울 역삼에 공유미용실을 론칭했다. 다른 공유미용실과 차이가 있다면 상주직원 대신 키오스크로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 자신이 원하는 헤어스타일과 제공 서비스 등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디자이너들을 추천해준다. 특히 서비스 중 대화 없이, 시술 추천 없이 손질 가능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 소모적 대화나 제품 추천이 부담스러웠던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퓨처살롱 관계자는 설명했다.
공유미용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시간, 스타일에 맞는 디자이너의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사진 및 영상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시술별 가격 역시 확인하고 선결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종전까지의 깜깜이 시술을 방지하고 시술별 정찰제가 자리 잡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지금 뜨는 뉴스
전문가들은 공유미용실의 확대가 소비자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기회 확대와 저임금·중노동 문제에 시달리던 디자이너에게 소자본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송기현 퓨처쌀롱 대표는 “전문성을 갖춘 전담 디자이너를 고객에게 맞춤으로 제공하는 공유미용실 서비스를 데이터화를 통해 빅데이터 영역으로 확장하는 등 향후 공유미용실의 서비스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