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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 난맥상 드러낸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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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논란'

洪 부총리 발언 국토부 차관이 뒤집고
당 개입하자 또 번복

서울시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

부동산정책 난맥상 드러낸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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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춘희 기자] "이 정도면 과연 제대로 된 공급 대책은 고사하고 정부에 부동산 대책 컨트롤타워가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민간연구소 관계자)


지난 14일 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으로 시작된 24시간 동안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논란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홍 부총리의 이날 발언을 이튿날 아침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뒤집으면서 시작된 혼선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 단장이고 박 차관은 이 TF의 '실무기획단장'이다.


심지어 논란이 불거지자 기재부와 국토부가 "현재로선 검토계획이 없다"는 공식 설명자료를 내보냈지만 15일 오후 열린 실무기획단 회의 모두발언에서 박 차관은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180도 입장을 바꿨다.


이날 회의에는 기재부와 국토부는 물론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서울시는 대변인 명의로 낸 공식 성명에서 "미래자산인 그린벨트를 흔들림없이 지켜내겠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하루 종일 정부 정책이 방향을 잃은 채 갈짓자 행보를 이어갔다.


근본적 문제는 '컨트롤타워 부재'
부동산정책 난맥상 드러낸 24시간

이 같은 정부의 행보는 정치권의 개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날 부동산 비공개 당정협의 직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그런 것(그린벨트)까지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범정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며 그린벨트 해제가 대책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7·10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당시 정부는 공급확대와 관련해 ▲도심고밀 개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 주변 유휴부지·국가시설 부지 발굴 ▲공공 재개발ㆍ재건축 ▲도심 내 공실 상가ㆍ오피스 등 활용 등의 5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린벨트 해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었다.


하지만 불과 5일 만에 이같은 입장을 번복한 것은 그만큼 이들 대책으로는 뾰족한 공급확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그린벨트' 논란은 그동안 정부가 땜질식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행보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공급확대 TF를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이 아닌 홍 부총리가 맡는 것 자체가 모양새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은 "그린벨트 해제는 국토부가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기재부가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반면 세금은 기재부 소관인데 국토부가 먼저 나서 정책에 대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며 "이게 업무가 뒤바뀐 건지 아니면 엇박자인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 부처, 당국자 간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외부로 견해가 표출되는 건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뒤흔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갑작스런 그린벨트 해제 논의는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에 오히려 의문을 갖게 하는 졸속 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혼선에는 청와대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지만 정작 이 자리에서 보고를 한 사람은 세제를 총괄하는 홍 부총리가 아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었다. 이 때문에 이날 관가 안팎에서는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청와대의 '홍남기 패싱론(건너뛰기)'이 제기되기도 했다.


부동산 대책의 컨트롤 타워 혼선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대책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정부가 아니라 정치권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민심이 동요하자 '당 주도'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종부세 강화와 임대차 3법 도입을 위한 법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은 고사하고 컨트롤 타워가 어디인지 조차 불분명해진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대책을 둘러싸고 청와대, 정부, 여당이 혼선을 빚고 있다”며“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 일관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면 국민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신뢰성에 많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책 난맥상 드러낸 24시간

업계는 수요와 공급의 조절은 물론, 세제·금융·정책 등이 모두 조화롭게 작용해야만 효과를 볼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 부처와 정치권이 섣부른 정책을 내놓거나 여과되지 않은 발언들을 시장에 흘릴 경우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22번에 걸친 대책에도 집값을 못잡고 있는 것 역시 '핀셋 규제'라는 명분으로 부작용이나 역효과는 고려하지 않은 채 각 부처 별로 백화점식 정책만 쏟아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3년만에야 관련 TF를 구성한 것이 대표적 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전략과 원칙이 없이 주택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책을 남발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인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할 때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느 정도는 남겨둬야 하는 땅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고민이 이해는 되지만 단순한 공급 확대만 고민할 게 아니라 기존의 매물 잠김을 해소하는 방향도 검토하는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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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린벨트의 효용성, 필요성, 시대환경의 변화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작스레 그린벨트를 해제해 집을 짓자는 얘기가 공론화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린벨트 해제의 효과는 있겠지만 집값이 잡힐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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