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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극단으로 맞선 광장…조문 정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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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시장 사망 놓고 갈라진 대한민국

지지 결집 노린 정치권 책임 커
극단 비난·비방부터 자제하고
애도 후 실체 파악 차분한 대응을

좌우 극단으로 맞선 광장…조문 정국의 민낯 고(故) 박원순 시장의 영정사진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추모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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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두고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쪼개졌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그의 영결식이 진행된 13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지지층 결집을 노리거나 상대편에 대한 극단적 혐오를 표출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극단에 치우친 비난이나 비방을 지양하는 것에서부터 대립은 해소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사태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일이 남은 만큼 여권과 서울시는 진상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애도 후 실체 파악이라는 차분한 대응을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정치학과 교수도 "박원순 조문 정국은 우리 사회 분열의 결정적 장면을 그대로 노출했다"며 "죽음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채 이념적 접근에 매몰된 '갈라치기 정치'의 결과"라고 아쉬워했다.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 시장의 장례 절차가 진행된 사흘간 우리 사회 곳곳에선 그의 공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서울광장부터 좌우가 극단적으로 맞섰다. 온라인 공간에선 도를 넘는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박 시장에 대한 서울특별시장(葬)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대표적이다. 11일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올라온 이 청원은 13일 오전 10시 현재 56만986명이 서명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법원에 서울시장장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법원에서 각하됐다. 시민분향소 인근에선 한 여성이 성추행 의혹을 비난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여성은 "박 시장을 의인화하지 말라. 혈세를 낭비하는 서울특별시장에 반대한다"는 날선 문구를 들어올렸다.


반면 같은 날 시민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대부분 고인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오열하며 슬픔을 쏟아냈다. 서울시민인 장모(45)씨는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먹먹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기도민 배모(34)씨는 "박원순 시장의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던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분향소를 찾았다"며 "그간 이룬 업적까지 폄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분향소에는 13일 오전 10시 현재 105만명이 헌화를 마쳤다. 박 시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시청 광장에는 전날까지 2만명이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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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이 같은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이에 부화뇌동한 시민사회 역시 자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권에선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방조하거나 아예 부인하려는 태도를 보였고, 야권 역시 조문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지지층을 자극하며 분열을 부채질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역시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라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라는 댓글까지 등장했다. 보수 성향에서는 박 시장을 동물에 비유하며 조롱하는 글이 난무하고 한 유튜버는 박 시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성추행 피해 내용을 자세히 묘사하는 방식으로 2차 가해를 하는 동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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