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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박남춘 인천시장의 존재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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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임기 절반을 보낸 박남춘 인천시장의 성적은 몇 점 쯤 될까? 객관적 평가 잣대를 들이대자면 공약의 이행 정도를 보는 게 빠를 것이다. 인천시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 평가기준을 적용해 자체 평가한 결과를 보면 박 시장은 140개 공약 중 97.1%인 136개 공약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료한 공약은 56개(40%)이지만 연차별 계획에 따라 정상 추진되는 사업을 달성률에 포함하다 보니 이런 수치가 나온 것이다.


[초동시각] 박남춘 인천시장의 존재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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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공약 이행 달성률이 100%에 가까운 건 역대 시정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성과다. 당장에 '셀프 채점'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자치단체장의 공약 이행 평가를 담당하는 실무팀에 시장 측근(개방형 직위)을 앉히다 보면 아무리 객관적인 지표를 갖고 공약을 평가하더라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선7기 2년간 나름의 성과도 있다. 7월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장기미집행 도로와 공원이 하나도 실효되지 않고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나 부평캠프마켓 반환 및 군부대 이전 확정, 남북평화도로(영종~신도 연도교) 건설 본격화, 13년만에 청라시티타워 착공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장기미집행 공원 사업의 경우 민관협의회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국토부로부터 최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군부대 이전 성과와 함께 박 시장이 가장 자부심을 갖는 사업들로 꼽힌다.


한가지 더 보태자면 인천시 지역화폐 '인천e음(전자상품권)'의 성공적 안착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가입자 수는 122만명으로 인천시민 3명 중 1명 꼴이며 누적 결제액만도 2조8000억원이 넘는다. 기업으로 치자면 대박을 터트린 상품인 셈이다. 이용자에게 결재액의 일부(8월까지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줘 국·시비 부담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라는 평가가 앞선다.


특히나 인천은 전국 특ㆍ광역시 중 역외소비율(다른 지역에서의 소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였으나, 인천e음카드의 사용으로 역내소비율이 증가해 소상공인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한국은행 보고서도 있다.


그러나 일련의 성과들이 시민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언론의 평가도 인색하다는 점에서 박시장의 존재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비해 이슈를 선점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권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사를 잘 안 써준 것 같다"며 농담섞인 답변을 했다. 그의 말대로 두 광역단체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늘 기삿거리가 되고 똑같은 정책을 발표하더라도 두 도시가 갖는 무게감이 인천시보다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박 시장이 대선 후보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인천시민에게는 묵직한 존재감을 줄 수 있는 단체장의 면모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취임 초부터 줄곧 "재선을 염두해 인기를 쫓는 시장이 되지 않겠다"고 애써 강조해온 박 시장이지만, 존재감이 커지다 보면 인기는 자연히 따르는 것이고, 본인이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재선가도에 파란불이 켜지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다.


결코 길지 않은 남은 임기 2년동안 박 시장이 확실히 부각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해묵은 난제를 푸는 것이다. 역대 어느 시장도 매듭짓지 못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가 대표적일 수 있겠다. 전임 유정복 시장이 2015년 가까스로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을 2025년에 종료하기로 환경부, 수도권 3개 시·도와 합의했지만 이 기간내 대체매립지 조성이 안 되면 사실상 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는 급할 게 없다는 눈치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 조성과 소각장 건립을 내세워 서울시와 경기도를 상대로 현 수도권매립지 종료 합의를 압박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단순히, 더이상의 피해를 감수해가면서 타 시·도의 쓰레기를 안 받겠다는 데 그치는게 아니라, 폐기물 양을 감축하고 친환경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인천시가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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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박 시장이 같은 정당의 단체장이 있는 서울시와 경기도, 그리고 환경부의 눈치를 안보고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밀어부칠 수 있느냐다. 남은 임기동안 아무런 추진력도 발휘하지 못한다면 전임 시정부가 주도했던 수도권 쓰레기 문제를 되레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박 시장의 존재감은 지금보다 더 희미해질 뿐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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