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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 서두를 것 없다…도입한다면 청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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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별인터뷰]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게 듣는다

캐나다·핀란드 등 재원 마련 고심하다 좌초된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한국형 실업 부조 '국민취업지원제' 도입 시급…유연안전성 추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경제 가속화 동시에 고용대란 우려도

"기본소득제 서두를 것 없다…도입한다면 청년부터"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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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비롯한 26개 국책연구기관을 이끌고 있는 성경륭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최근 정치권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논쟁에 불이 붙은 '기본소득제 도입'과 관련해 "전 국민보다는 청년 층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해 월 100만원씩 4년 정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 이사장은 지난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제는 급하게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니지만, 필요한 영역을 말하라면 청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 이사장의 발언은 해외 사례에서 보듯 기본소득제의 성패는 결국 '재원 마련'에 달려 있는 만큼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2017년부터 3년간 저소득층 4000명에게 매달 1320캐나다달러(약 115만원)을 주는 실험을 실시했으나, 재원 고갈로 1년 만에 중단됐다. 핀란드도 실업률 감소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2017년 25~58세 실업자 2000명을 무작위로 골라 2년간 매달 560유로(약 73만원)를 지급하는 실험을 실시했지만, 고용 촉진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 역시 2016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 보장액으로 매달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반대 77%로 부결됐다. 불확실한 재원 마련 방안이 부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성 이사장은 "청년은 미래 후속세대를 출산하고 키우는 세대로, 더이상 출산 문제는 사회적 영역이 아닌 공공재 영역"이라며 "1차적으로 청년기본소득제를 도입해 대졸부터 4년(24∼28세)간 지원하고, 고졸(20∼24세)의 경우 탄력적으로 운영해 미래에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원 등 여러가지 이유로 월 10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만큼 미스매치(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국가 지정이나 민간기업이 인정하는 교육 훈련기관을 지정, 실무역량 강화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필요"= 성 이사장은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의 양(量)과 질(質) 모두 악화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 이사장은 5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실업자(127만8000명)와 쉬었다(228만6000명) 인구까지 포함하면 총 356만4000명이 비경제활동인구고, 전 연령층에서 고용이 줄고 질과 양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직업 훈련 등 사회보장 체계를 강화하고, 전 국민 고용보험이라는 목표 아래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빠른 시일내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노동 시장 전반에 '유연안전성(Flexicurity)'을 강화하는 방향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고용의 유연안전성이란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전성(Security)이 조합된 용어다. 노사관계의 유연성과 함께 취약계층의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을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된 후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됐다.


성 이사장은 "이 같은 종합적 사회보장제도가 갖춰지면 사회적 대화 등을 통해 공동의 결론을 내고 유연성과 안전성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의 협력과 신뢰는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이나 산업의 기술혁신 속도를 빨리지게 할 것이다.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예견적 관리 필요"= 성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경제ㆍ사회적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예견적 국정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경사연과 26개 국책연구기관은 지난 2월 '경사연 코로나19 대응 긴급 연구'를 시작으로 적시에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대응 연구단'도 가동 중이다.


성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짐작 가능한 것도 또 아닌 것도 있다"며 "1차 쇼크만 해도 엄청난 문제인데, 2∼3차가 올 것인지 온다면 언제 올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과거하고 달리 긍정적인 것은 과거에는 1930년대 대공황,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생산 시설이 파괴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생산 시설이 손상된 것이 없으니 공급능력이 빠른 시일내 복원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 이사장은 "미래의 포스트 코로나 경제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자동화되고 생산성도 높아진 단계로 갈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지능형 농업시스템) 등 스마트화가 확산되면 산업 생산의 공급 능력이 고도화되고,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화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용에 중대한 타격이 예상, 본격적인 고용대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文정부의 성공적 마무리, 전시 내각 운영 필요"= 성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5년차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안정과 공동번영을 이뤄낸 정부로서 위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방심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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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이사장은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목요대화에 갔더니 문명재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짐 콜린스의 저서 '굿 투 그레이트(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인용해 코로나19 방역을 잘했다는 것(Good)이 자칫 방심하면 더 위대한(Great) 결과(즉 방역성공과 경제성공의 두 가지 성과를 모두 이루는 것)를 성취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며 "전시 비상내각을 운영한다는 각오로 경계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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