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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정책의 남용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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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정책의 남용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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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거시경제학과 관련된 학자들이 경제학에서 차지하는 학문의 비중에 비해 특히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시경제학에도 여러 분야가 있지만 필연적으로 모든 연구는 정책적 함의에 관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시경제를 논하면서 끝내 정책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된 논문이라도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정책은 거시경제이론의 핵심이고 노벨상위원회가 그런 측면을 높이 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거시경제 정책 가운데 총수요 관리 정책이 오늘날과 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데는 대공황과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영향이 지대하다. 케인스 이전에는 총수요 관리 정책이라는 것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전 고전학파의 이론과 시대에 거시경제는 완전고용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법이 없는 것으로 취급됐다. 경제가 완전고용에 있으니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도 소용이 없었다. 당연히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에 관한 깊은 연구도 없었다.


그와 같은 인식을 바꿔놓은 것이 1930년대에 발생한 대공황이다. 특별히 전쟁이나 질병, 자연재해가 없었음에도 발생한 사건이 그토록 크고 넓게 세계 경제를 흔든 경우는 아마도 인류 역사에 없었을 것이다. 산업화로 분업과 특화가 극단적으로 이뤄지고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면서 국민 경제의 순환을 저해하는 충격이나 제도 그리고 심리가 현대 경제에서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에서 25% 이상 벗어났는데 방임하면 자연히 완전고용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주장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경제학의 위기였다. 이때 케인스가 경제에 수요가 부족하니 정부가 많이 사주면 고용과 경제가 회복된다고 주장했다. 확대 재정을 주문한 것이다. 그와 같은 제안을 가장 먼저 채택한 것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다. 소위 뉴딜 정책이다. 그러나 뉴딜 정책에도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다.


케인스의 정책 제안 이후 한때 거시경제 정책이 거의 만능이라는 인식이 학자들 사이에 퍼졌다. 심지어 1960년대에 일부 학자들은 경제학이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기 때문에 끝났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당시 예언적으로 주장한 학자가 밀턴 프리드먼이다. 그의 예언적 이론은 1970년대에 실현됐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때문에 총수요 관리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정책은 만능이 아니며 역설적이게도 시장 참가자들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경우에만 작동한다. 정책이 남용되는 경우에는 정책의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질병으로 경제 순환이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그에 대응하는 정책을 사용하는 데 추호도 반대하고 싶지 않다. 특별히 중소상공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을 더욱 과감하게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그러나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은 우리에게는 지나친 사치다.


미국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인 것 같은데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효과도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 지금 확대 재정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무슨 뉴딜이니 하면서 재정지출에 신나할 때가 아니다. 일본을 보라. 장기 불황에 대처한다면서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해 어느덧 국가부채는 200%가 넘고 효과는 별무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사치를 마찬가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에게 위기는 부지불식간에 닥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책은 길게 보고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할 때 효과도 크고 위기도 막을 수 있다. 재정과 정책의 남용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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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옥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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