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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다 무서운 홍콩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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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김민영 기자] 미ㆍ중 갈등이 재고조되면서 반도체 등 주요 수출기업과 금융권이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최악의 경우 홍콩 등 중화권 물류 마비 사태를, 금융 회사들은 '홍콩 엑소더스'에 대비한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등 미국의 경고가 현실화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감안해 기존 홍콩을 경유한 중국 수출길에 대한 전면 재점검에 나섰다. 물류 환경 변화에 대한 주요 고객들의 의사를 타진하는 한편 3분기 수요 악화를 감안한 대안 마련에 한창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에 계획된 물량을 '조기완판'하고 올 들어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내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코로나19에 홍콩 사태마저 악화함에 따라 3분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며 "기본적으로 홍콩 물량이 대부분 중국으로 넘어가는데 홍콩 경로가 막히면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한국 외에도 여러 나라가 수출 경유지로 활용하는 무역 허브다. 중국도 본토에서 생산한 제품을 홍콩으로 보낸 뒤 전 세계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매년 수백조원의 교역을 하고 있다. 세계 3위의 금융 거점인 홍콩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용이하고 무관세 혜택에 법인세도 낮아 매력적인 곳이었다. 중국 본토와 직접 거래할 때 감당해야 하는 법ㆍ제도적 리스크를 상쇄해주는 중간지대 역할을 해 온 셈이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홍콩 시위가 격화했던 7~8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수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학습한 탓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對)홍콩 수출 물량의 70%는 반도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홍콩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지난해 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액은 223억달러다.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은 373억달러, 대미국 수출은 60억달러였다.


반도체 기업들의 가장 큰 우려는 통관의 편리성, 관세 혜택 등 기존 고객들이 홍콩에서 누리던 지위 박탈로 인한 구매 심리 감소다. 홍콩으로 수출된 물량의 90% 이상은 중국으로 재수출되는데 홍콩의 무역국가로서의 장점이 사라질 경우 중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물류 통로 확대 등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


국내 금융 회사도 현지 정세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해외 금융 회사의 홍콩 엑소더스가 이뤄질 경우 싱가포르 등 대체 지역으로의 이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가 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해외 금융사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ㆍ중 간 갈등 격화로 당장 홍콩 시장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 지위를 잃어 해외 금융 회사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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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진출한 국내 금융 회사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은행 11곳, 증권 9곳, 자산운용 8곳, 손보 1곳, 생보 1곳 등 총 30곳이다. 홍콩에 지점과 IB지점을 두고 있는 신한은행은 40여명이 근무를 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IB법인과 지점을 각각 두고 있다. 국민ㆍ하나 등 다른 은행들도 홍콩에 지점을 둬 선진 시장을 공략해 왔다. 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홍콩 현지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있다"며 "현지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면 싱가포르 등 대체 지역으로의 이동을 각 금융사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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