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담배의 밀수입 시대 … 대구세관, 116만갑 들여온 일당 적발

116만갑 최대 규모… 흡연자 2개비씩 수량
홍콩·태국에 정식 수출한 뒤 중국 통해 밀수입
담배 갑당 국내 세금 3318원 기회비용 충분

대구본부세관 관계자들이 국산담배 밀수현장에서 물품을 압수하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국산 담배 116만갑을 동남아지역에 수출한 뒤 중국을 통해 몰래 들여온 역대 최대 규모의 담배 밀수입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대구본부세관은 홍콩·태국 등으로 수출된 국산 담배 116만갑(4500원 에쎄 기준 시가 48억원 상당)을 중국산 합판 속에 숨겨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A씨(40) 등 4명을 적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담배는 우리나라 흡연인구 890만명이 동시에 2개비 이상씩 피울 수 있는 수량으로, 담배 밀수입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부산본부세관에 적발된 기존의 70만갑 최대 밀수 기록보다 3분의 1이나 더 많은 수치다.

A씨 등은 수출 담배의 경우 갑당 담배 세금 3318원이 부과되지 않는 점을 노렸다. 이들은 적발될 때까지 94만갑을 유통시켜 3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홍콩 등지로 정식 수출된 국산 담배를 현지에서 산 뒤 중국으로 옮겨 내부를 파낸 합판 더미의 빈공간에 숨기는 수법으로 국내로 반입했다. 특히 밀수품 구매 과정에서 현금만 사용하고, 추적이 어려운 대포폰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는 게 세관 측 설명이다.

대구세관은 이들로부터 담배 24만갑을 압수하는 한편, 달아난 공범을 쫓고 있다.

한편 국산 담배의 밀수입 현상은 국내 담배 세금이 크게 올라가면서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들어 지난 2월11일 부산본부세관에서 40피크 컨테이너 1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70만갑(31억 상당)을 몰래 들여오던 일단이 검거됐고, 지난 5월13일에는 64만갑(28억 상당)을 부산항으로 밀수입하려던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