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GS홈쇼핑 인사팀장 인터뷰
올 초 2차례 경력직 '화상 면접' 진행
직무 전문성·커뮤니케이션 검증 가능
신입 채용은 한계…유튜브 등 언택트 강화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동남아 주재 A기업에 근무하던 IT 전문직 이승현(가명)씨. 그는 연초 한국의 GS홈쇼핑 경력채용에 지원해 운 좋게 면접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짧은 면접 기회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오는 일은 현직자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곤란해진 이씨에게 회사는 역으로 화상 면접을 제안했다. 이씨는 그렇게 지난 2월 GS홈쇼핑의 일원이 됐다.
다국적 기업의 전유물이었던 온라인 화상 면접이 비대면(언택트) 물결을 타고 국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GS홈쇼핑도 최근 경력채용에 화상 면접을 선택지 중 하나로 안착시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리모트 워크(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춰 일하는 원격근무)'가 보편화된 만큼 인사관리(HR) 혁신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이종현 GS홈쇼핑 인사팀장은 지난 1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와는 별개로 올 초부터 사업전략과 고용환경 변화에 따라 채용 프로세스 개선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화상 면접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 당사만의 독특한 인재 확보 방식으로 자리잡게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실제 올 초 2명의 경력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타국에 있는 구직자의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며 "직무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확인하기에는 화상 면접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시도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인사 실무자와 구직자들의 후일 피드백도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GS홈쇼핑은 향후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력채용 과정의 상당 부분을 언택트로 적극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3단계 면접 틀이나 평가요소는 동일하다. 1단계 이력서와 인성검사를 통과하면 2단계 2~3회 인터뷰를 통한 실무 다면 평가, 3단계 CEO 또는 C-레벨급 경영진 주관 최종 면접을 거치게 된다. 옷차림과 음향ㆍ영상 체크 등 사전 준비는 필수다.
다만, 경력직과 달리 신입사원은 한정된 기간에 수백, 수천명의 지원자들을 검증해야 하기에 언택트 방식 적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 모집에 언택트 요소를 강화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코로나19 사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재택 회식인 이른바 '온라인 회식'이 대표적이다. 임직원 복지 프로그램 '바디챌린지'도 개별 홈트레이닝 방식으로 변경하고 목표 달성 시 성공 보상금을 지급한다.
그럼에도 궁극적 의미의 '인사 혁신'은 풀기 힘든 숙제다. 1073명(2019년 말 기준)의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회사 환경을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곧 닥칠 '제2의 90년대생들'이라 불리는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의 합성어)와 기존 구성원들간 화학적 결합 문제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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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종현 팀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어 HR도 근본적 혁신을 가져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다만, 세대 차이는 옛날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전해왔을 정도로 오래된 문제로, 특히 고객 접점이 많은 유통기업으로서 MZ세대는 고민거리가 아닌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효율성과 성과 중심의 HR이 그동안의 패러다임이었다면, 앞으로는 협업가치 중심의 HR로 변화할 것"이라며 "새로운 채용ㆍ직급ㆍ평가ㆍ보상 제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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