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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빈 방에 월세 내는 대학생들…애물단지 자취방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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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온라인 강의로 원룸촌 '텅텅'
자취방 사실상 애물단지…본가서 올라와 자취하는 학생도
원룸 임대업자들 방 문의 없어 속 앓이
법조계 "환불·감액 요구 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환불 어려워"

[르포]빈 방에 월세 내는 대학생들…애물단지 자취방 어쩌나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인근 원룸촌. 전봇대에 입주민을 구하는 전단이 붙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학가는 한적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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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민준영·김슬기 인턴기자] "학교도 안 가는데 자취방 월세는 꼬박꼬박 낸다. 정말 답답하다."


대학 주변에 원룸 등 자취방을 구한 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면서, 통학 목적 등으로 어렵게 구한 자취방 용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 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어, 학생들은 속 앓이를 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인근 원룸 밀집지역에서 만난, 대학생 A 씨는 "지난해 학교 인근에 자취방을 계약했다"면서 "그냥 두기에는 아까워 자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 씨 자취방이 위치한 일대는 학생들의 주거 수요가 높은 편인데도 학생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화여대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지해창(73)씨는 "이 근처 인기가 높은 자취방도 오프라인 개강을 하지 않으니 학생들의 이동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르포]빈 방에 월세 내는 대학생들…애물단지 자취방 어쩌나 원룸촌 입구에 하숙집 간판이 내걸려 있다. 하지만 이 일대 골목길은 시설 보수를 하러 온 임대업자 몇 명과 소수 학생들 몇 명만 눈에 띄었다. 사진=민준영 인턴기자 mjy7051@asiae.co.kr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성유경(25·가명) 씨 역시 "전세 4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 관리비 5만 원에 공과금은 별도로 계약했다"면서 "월세 내려준다는 말은 전혀 없고 5월까지 계약한 게 아까워 그냥 자취방에서 지내고 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같은 건물 입주자 두 명은 월세 인하, 환불이 되지 않아 급하게 방을 빼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데이터분석센터가 발표한 '2019 서울 원룸 월세 추이'를 보면 2019년 8월 서울교대와 홍익대 인근 원룸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최고 57만 원에 달했다. 연세대는 51만 원, 한양대는 47만 원 수준이다. 고가의 월세를 지출하는 것도 부담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자취방은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돼버린 상황이다.


실제 3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가 수업 침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 6261명 중 1920명(30.7%)이 개강 연기에 따른 피해로 '주거 불안'을 꼽았다. 불필요한 월세를 내야 하거나 기숙사 입사 날짜 조정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 전주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현영진(21·가명) 씨는 자취방을 계약해놓고 본가에서 거주 중이다. 관리비 포함 월 30만 원에 계약했지만, 본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어 빈방에 월세만 내는 셈이다. 그는 "월세 일부라도 환불받고 싶지만 환불을 안해줄 것 같다"며 "관련 법안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일정 부분 환불이라고 받고 싶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르포]빈 방에 월세 내는 대학생들…애물단지 자취방 어쩌나 학생들이 붐벼야 할 오후 시간대 대학가 인근 원룸가는 인기척 하나 없이 조용하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원룸 임대업자들 또한 상황이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신촌에서 자취방 임대업을 하는 C 씨는 "학생들 입주 문의조차 안 오고 있는데 있는 학생들마저 환불 문의를 하게 되면 곤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직 월세비를 돌려달라고 연락 오는 학생들은 없지만, 우리도 경제가 어려워 서로 갈등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대학 기숙사에서는 기숙사비를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 기숙사는 지난 2일 생활관 홈페이지를 통해 "본교는 2020학년도 1학기 전 기간에 대해 원격수업(온라인강의)을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면서 "기납부한 2020학년도 1학기 기숙사비는 4월 중 환불 처리 예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험·실습·실기 등 대면수업이 불가피한 전공자에 한해서만 제한적 입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세대 또한 1차 입사일이었던 지난달 14일~15일에 입사한 학생들에게 1주일 치 기숙사비를 환불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일부 대학들이 기숙사비 환불 방침을 밝히자 대학생들 사이에서 "원룸 임대업자들도 환불이 가능한 것 아니냐"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자취방 월세를 돌려받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공단 관계자는 "원룸 계약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상황으로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로 특수한 상황이라 임대인에게 감액 요구를 할 수는 있지만 법률적으로 돌려받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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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대학의 기숙사비 환불 정책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강의를 못해 교내활동 자체가 막혔기 때문에 학생들이 법적으로도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민준영 인턴기자 mjy7051@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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