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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아직도 늦지 않았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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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데이터의 규모는 2.5퀸틸리언(quintillion, 250경) 바이트라고 한다. 생소한 단위라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이 안 된다. 다만 전 세계 데이터의 90%가 최근 2년 내 생성됐다고 하니 어림잡기는 하지만 이해하기에는 아직도 낯설다. 그렇지만 세상에서 상상하기조차 힘든, 어마어마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더 놀라운 것은 여전히 그 사실을 깨닫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나 자신이다. 심지어 지금은 2020년이니 4년 전에 비해 훨씬 놀라운 데이터의 규모가 축적됐을텐데도 말이다.


데이터는 친근하면서도 낯설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숫자, 기호 등으로만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나 데이터의 실체는 정보를 가진 모든 값, 재료를 넓게 포괄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데이터는 복잡하기 때문에 그저 외면하고 싶지만, 현실은 온라인쇼핑 한 번 안 하는 나를 놓아두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일상인 사진촬영, 웹서핑, 소셜미디어, 모바일기기 및 카드 사용내역과 같은 모든 활동이 데이터로 전환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는 끊임 없이, 쉬지 않고 생성돼 어딘가에 쌓이고 있다. 매시간,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데이터가 그저 누적되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향상으로 데이터가 스스로 또 다른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 누적된 데이터가 정교한 AI 알고리즘을 만나면서 새로운 데이터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창출된 데이터가 더 많이 누적될수록 데이터의 가치는 선순환의 흐름으로 더욱 높아진다. 일종의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 쇼핑 서비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인다. 기업은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쇼핑 서비스를 더욱 향상시킨다. 향상된 서비스는 사람들을 더욱 많이 끌어들인다. 이 같은 선순환으로 네이버 쇼핑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약 10년 전에 비해서 무언가가 달라졌다. 이제는 기업이 지속 성장하는 필요 조건이 데이터가 됐다. 물론 충분 조건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AI다. 과거에는 지속 성장 조건들로 제품의 기능, 시장내 지배력 등이 꼽혔다. 이제는 '데이터 보유'와 'AI로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이 첫 번째 조건이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5년간 글로벌 증시 내 시가총액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이커머스, AI 등과 관련된 기업들의 비중은 과거 어느 때 보다 크다. 시장의 평균기업들을 훨씬 뛰어넘는 성장세다.


기업을 평가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토대의 잠재력을 포함시키는 것은 어렵다. 특히 AI 활용가능성은 정량적이지 않아 적용하기 쉽지 않다. 이제는 기업 지속 성장의 필수 조건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성장 가능성의 판단 척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 생각의 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변화가 너무 급격하기 때문인 듯 하다. 견고한 가치평가의 틀을 바꾸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철썩 같이 믿고 배운 과거의 가치평가 모델에 기반한 틀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2020년, 아직도 늦지 않았다. 국내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데이터와 연결된 체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10분만이라도 고민해 보고 상상해 보자. 투자에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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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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