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전용 273㎡, 공시가격 69억9200만원으로 전국 1위
한남동 '한남더힐' 245㎡, 65억6800만원으로 2위 차지
이례적으로 부산에서 10위권 아파트 출현…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 엘시티
트라움하우스와 첫 공시가격 매겨진 엘시티 제외한 10위권 공동주택
모두 전년 대비 10억 이상 공시가 상승
정부가 'α값' 도입해 현실화율 80% 목표로 추가 제고했기 때문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5차'가 2006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15년째 지켰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트라움하우스 5차(전용면적 273.64㎡)의 올해 공시가격은 69억9200만원으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8억6400만원보다 1억4800만원 오르며 상승폭이 1.9%에 그쳤다.
재벌가 인사들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 단지는 3개 동 18가구로 구성돼있다. 서리풀 공원이나 예술의전당 등과 가깝고 최고급 자재를 사용해 주거환경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억5000만원 가량 오르는 데 그친 트라움하우스 5차와 달리 다른 상위 10위권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모두 지난해에 비해 10억원 이상의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부분 지난해에는 최대 2억원 내외 오르는 데 그쳤던 곳들이다.
2위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 '한남더힐'(244.78㎡)이 차지했다. 올해 공시가격 65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55억6800만원에 비해 10억원이 뛰었다. 지난해 상승폭은 2018년 54억6000만원 대비 1억800만원에 그쳤었다.
3위는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 '아이파크'(269.41㎡)였다. 지난해 공시가격 50억4000만원으로 전국 7위였던 이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65억6000만원으로 무려 15억2000만원이 뛰어오르며 순위도 급상승했다. 이 곳 역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000만원 인상에 그쳤던 곳이다.
4위와 5위는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마크힐스이스트윙'(272.81㎡)와 '마크힐스웨스트윙'(273.84㎡)였다. 공시가격은 각각 64억7200만원, 63억1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억원 가량 올랐다.
이어 6, 7위는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 '삼성동상지리츠빌카일룸'(273.14㎡)와 도곡동 아파트 '상지리츠빌 카일룸'(214.95㎡)가 차지했다. 두 곳 역시 올해 공시가격이 62억7200만원, 62억4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14억원 내외 상승했다.
지난해 '3.3㎡당 1억원' 아파트의 출현을 알렸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234.8㎡)는 8위에 올랐다. 이 평형의 공시가격은 58억6900만원으로 지난해 45억1200만원에 비해 13억5700만원 뛰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서울 외 지역에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0위권 단지가 출현했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244.62㎡)가 주인공이다. 이 평형은 올해 공시가격이 54억3200만원으로 예정됐다. 입주가 시작된 지 4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지난해 공시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었다. 꼭대기층인 84층에 단 2가구만 지어진 펜트하우스로 2015년 분양 당시 해당 평형의 분양가는 67억9600만원으로 3.3㎡당 6989만원이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 10위 주택이 있는 지역은 서울 강남구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용산구가 1곳, 서초구가 1곳, 부산 해운대구가 1곳으로 집계됐다.
고가 공동주택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정부가 올해 'α값'을 통한 추가적인 현실화율 제고를 시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방식에 현실화율 제고를 위한 'α값'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30억원 이상 공동주택 중 현실화율이 80% 미만인 곳은 현실화율 80%를 목표로 최대 제고폭 12%포인트까지 제고됐다.
그 결과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27.39%로 금액별 구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승률 13.32%에 비하면 상승률만 두 배가 뛴 셈이다.
올해 상승률은 15억원 이상~30억원 미만 26.18%, 12억원 이상~15억원 미만 17.27%, 9억원 이상~12억원 미만 15.2%,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8.52%,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8.52%,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3.93%, 3억원 미만 -1.90%로 금액대 순서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화율도 크게 올랐다. 30억원 이상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올해 현실화율 역시 79.5%로 다른 구간에 비해 가장 높은 현실화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실화율 69.2%에 비하면 무려 10.3%포인트나 올랐다.
지금 뜨는 뉴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기존 고가주택의 현실화율이 오히려 중·저가주택보다 낮은 현상이 오랜기간 지속됐다"며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