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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80원짜리 항공사는 어떻게 아시아 최대 LCC로 거듭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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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토니 페르난데스, 만년 적자 '에어아시아' 인수해 4년 만에 상장까지
'가격경쟁력' 내세워 신규 소비자들의 '비행기'라는 높은 진입장벽 무너뜨려
'직원이 고객보다 먼저' 철학 덕에 '노조 없는 항공사' 가능

단돈 280원짜리 항공사는 어떻게 아시아 최대 LCC로 거듭났나 에어아시아 여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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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19년 전, 만년 적자였던 말레이시아의 한 항공사가 단돈 1링깃(약 280원)에 매각됐다. 그런데 그 항공사의 최근 기업가치는 33억 달러(약 4조원)를 웃돈다. 바로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AirAsia)'의 이야기다. 에어아시아를 일으킨 주인공은 토니 페르난데스(Tony Fernandes)다. 그는 어떻게 10여 년 만에 에어아시아를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서게 한 것일까.


토니 페르난데스는 1990년대 미국 레코드 레이블 그룹 워너뮤직 동남아시아 지역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2001년 어릴 적부터 꿈꿨던 LCC를 차리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튠 그룹'을 설립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민간항공사업권을 얻기란 어려웠고, 정부는 국영기업 DRB-하이콤 자회사 '에어아시아' 인수를 제안했다. 페르난데스는 보잉 737-300 여객기 2대를 포함해 에어아시아를 1링깃에 인수했다. 단, 4000만 링깃(약 114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채 말이다. 튠 그룹은 에어아시아의 지주회사가 된 셈이다.


만년 적자, 114억원의 부채, 아시아에서는 선보인 적 없던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LCC란 사업모델. 게다가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사건으로 인해 항공산업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었다. 때문에 당시 에어아시아는 되레 돈을 준대도 선뜻 인수하기 어려운 회사였다. 그런데 페르난데스의 생각은 달랐다. 에어아시아의 성장 가능성을 봤고, 그가 지금까지도 성공의 발판이 됐다고 말하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에어아시아를 키우기 시작했다.


단돈 280원짜리 항공사는 어떻게 아시아 최대 LCC로 거듭났나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


그는 퇴직금은 물론 자신이 지금까지 모아온 재산 전부에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에어아시아에 투자했다. 오히려 항공산업의 위축은 그에게 기회였다. 당시 일부 LCC를 제외한 항공사들은 '서비스'에 치중해 비즈니스석 이상 승객을 공략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만큼 비싼 값을 받았다. 하지만 아시아, 특히 말레이시아인들은 비행기를 경험해 본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들에게 비행기를 탄다는 건 높은 진입장벽이었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산업 불황으로 정리해고 당한 인력들을 싼값에 채용하고,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다. 기내식도, 무료 수화물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가격으로 승부를 봤다. 비행기 자체를 처음 타보는 신규 고객들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리기에 탁월한 전략이었다. 또 4시간 미만의 단거리 비행만 운행한 덕에 이런 방식이 가능했다. 대신 기본적으로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원하는 승객만 추가 금액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사업은 순항했고, 페르난데스는 에어아시아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4000만 링깃의 부채를 모두 갚았고, 4년 만인 2004년에는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에도 성공했다.


단돈 280원짜리 항공사는 어떻게 아시아 최대 LCC로 거듭났나


이런 경영 전략 뒤에는 페르난데스의 경영철학도 한몫을 했다. 그는 언제나 '직원이 고객보다 먼저'라는 철학으로 경영에 임했다.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지금까지도 자신의 개인 사무실조차 없다.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고 언제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모자와 후줄근한 패션도 직원들이 자신을 격 없이 대해주길 바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이런 이유로 에어아시아에는 '노동조합'도 없다. 노조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없기 때문. 에어아시아 직원들에게 페르난데스는 어려운 상사가 아니라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였다. 한 에어아시아 조종사는 타 항공사 조종사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굳이 왜? 그냥 페르난데스한테 전화해서 얘기하면 되는데?'라고 반문했다는 일화도 있다. 실제로 페르난데스는 매일 직원들로부터 수백 통의 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그는 이런 철학에 대해 "책상 앞에 앉아 문서만 읽는다고 회사를 다 아는 게 아니다.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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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탁월한 경영 전략과 철학 덕에 에어아시아는 '세계 최고' 라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항공사 평가사이트 '스카이트랙스(Skytrax)'는 11년 연속 에어아시아를 '세계 최고 LCC'로 꼽았다. LCC 업계의 원조인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은 에어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셈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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