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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 몰락의 시대에 'H&M'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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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와 함께 3대 글로벌 SPA 브랜드로 꼽히는 스웨덴 에이치엔엠은 브랜드 가치만 21조6000억원에 달하는 패스트패션 업계 1인자다.

패스트패션은 플라스틱과 더불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혔고, 소비자들은 SPA브랜드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소비에 반영하는 '착한 소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미국 유명 SPA 브랜드 포에버21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해 파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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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더 빨리,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패스트패션 업계 1위로 우뚝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며 순이익·주가 모두 '반토막'… 위기 맞아
2030년까지 재활용·지속가능 소재 비율 100% 목표 '친환경' 내세워 회복세

패스트패션 몰락의 시대에 'H&M'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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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와 함께 3대 글로벌 SPA 브랜드로 꼽히는 스웨덴 에이치엔엠(H&M)은 브랜드 가치만 21조6000억원에 달하는 패스트패션 업계 1인자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스트패션을 지양하는 움직임이 거세졌고, H&M도 위기에 봉착했다. H&M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을까.


H&M의 역사는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H&M의 창립자인 얼링 페르손(Erling Persson)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활황을 맞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백화점에서 영감을 받아 스웨덴으로 돌아와 1947년 여성의류 제조업체 '헤네스(Hennes)'를 설립했다. 세련된 옷을 저렴하게 판매한 덕에 중산층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20년이 지난 1968년에는 사냥용품 업체 '모리츠 위드포스(Mauritz Widforss)'를 인수해 남성복을 출시했다. 이 때 두 회사의 이름을 합친 '헤네스 앤 모리츠', 즉 H&M이 탄생했다.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1970년대부터다. 1964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북유럽 국가에 H&M 매장을 오픈하긴 했으나 1974년 스톡홀름 증시 상장에 성공하고, 1976년 북유럽 외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영국 런던에 매장을 내면서 해외 진출이 본격화됐다. 1982년 창립자의 아들인 스테판 페르손(Stefan Persson)이 회사를 물려받은 뒤 해외 매장 확장이 시작됐다. 특히 미국과 스페인 시장 진출은 H&M을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됐다. 당시 뉴욕 매장은 고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 안전 요원이 입장을 통제할 정도였다. 이어 2007년부터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는 70여개국에 49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패스트패션 몰락의 시대에 'H&M'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H&M 압구정점


더 빨리, 더 저렴하게! '패스트패션'의 중심에 선 H&M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빠르게 유통시켜 회전율을 극대화시킨 '패스트패션'은 전 세계 패션시장을 압도했다. 지금 가장 유행하는 옷을 가장 빨리, 더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브랜드가 우위를 점했다. H&M은 자라, 유니클로, 포에버21 등 다른 글로벌 SPA 브랜드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패스트패션은 명품패션 시장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고, H&M도 승승장구했다. 실제로 2010년 초반 당시 H&M의 연 매출 20조원에 육박했고, 전체 패션기업 브랜드 파워 순위는 루이비통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H&M은 H&M 외에도 위크데이(Weekday), 칩 먼데이(Cheap Monday), Monki (몬키), 코스(COS),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등 패션 브랜드들을 론칭하면서 전 세계에 14만 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대표 패션 기업으로 거듭났다.


패스트패션의 위기…'환경파괴의 주범'이란 낙인

패스트패션이 패션 시장을 이끌던 시절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가장 트렌디한 옷을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옷을 버리는 것도, 새로 사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됐다. 이는 환경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상품 제조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오염이나 파괴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패스트패션은 플라스틱과 더불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혔고, 소비자들은 SPA브랜드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소비에 반영하는 '착한 소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미국 유명 SPA 브랜드 포에버21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해 파산해야 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 등 언론들은 '패스트패션의 종말', '임계점에 달한 패스트패션' 등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H&M도 마찬가지였다. 미리 대량으로 옷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만 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어치가 쌓였다. 매년 할인 정책으로 매출은 올랐지만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14.4%에 달했던 2014년과 달리 2018년 3%대로 성장세가 꺾였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고 주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패스트패션 몰락의 시대에 'H&M'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라인 [사진 - H&M]

'친환경' 내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선 H&M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 비난 받던 H&M은 친환경을 내세워 위기 극복에 나섰다. 친환경 소재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컨셔스 익스클루시브(Conscious Exclusive) 라인을 출시해 오렌지 섬유, 파인애플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가죽, 와인 생산 후 남은 포도찌꺼기를 활용한 가죽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제품들을 선보였다. 중고품을 판매하는 리세일 시장에 진출하고, 의류 대여 사업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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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결과 전체 제품의 20%에 불과했던 재활용·지속가능 소재 비율을 2018년 말 기준 57%까지 끌어올렸다. H&M의 목표는 2030년 말까지 100%로 높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과 동물 복지를 위협하는 오리지널 캐시미어 원단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다시 H&M을 찾기 시작했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H&M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나 올랐고, 반토막났던 순이익도 1.3% 증가했다. 주가도 최근 1년 사이 40% 이상 올랐다. H&M의 노력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도 "H&M의 실적 성장이 지속될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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