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열 인턴기자]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과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해당 병원 다른 교수들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나섰다. 교수들 주장을 종합하면 이 교수가 주장한 외상센터 병상 부족은 상황에 따라 병상 변동이 있다. 일부 교수는 해당 논란으로 '돈만 밝히는 병원'으로 평가 되는 것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아주대 의대에 근무 중인 신 모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 짚어보겠다"며 "(이 교수와 유 의료원장 중)어느 한쪽의 주장만이 다 맞고 나머지 한쪽의 주장은 다 틀린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는 병원예산과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을 합쳐서 100병상 규모로 허가받고 개설하였으나 그 규모로는 일찌감치 소화할 수 없는 많은 외상환자를 보고 있다"며 "게다가 외상환자의 평균 재원 기간도 다른 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들보다 많이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넘치는 외상환자는 중증외상센터가 아닌 병원 본관에 입원시켜야 하는데, 이 경우 간호인건비 보상과 같은 중증외상센터 운영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받을 수 없다"며 "정부(심사평가원)에서 인정하는 중증환자는 주로 암과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이며 외상환자는 중증환자로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주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의 재지정심사가 내년에 있어, 지난해 가을부터는 입원환자의 중증환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되도록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여기에 간병인 없는 간호간병통합병동 증설을 위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6주간 기존 외과계 병동 하나를 완전히 닫고 그 위아래 층 병동마저 일시적으로 폐쇄한 채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바람에 가용병상 수가 부족해져서 모든 과가 환자 입원시키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중증환자 비율 유지와 입원 병상 수 감소로 인한 병목으로 그동안 해오던 외상환자의 본관 입원이나 이동에 제동이 걸렸다. 뉴스 영상을 보면 병원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교수는 진료에 차질이 생기자 관련 자료를 수집해 과거의 의료원장 폭언 녹취자료와 함께 본관 입원 제한과 관련된 증거를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어있는 150병상" 주장에 대해 다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그만한 규모의 병상을 비울 수는 없다. 당시 각 과마다 입원이 안 돼서 난리였는데. 일부 특수병동이나 외상환자는 입원할 수 없는 병동 같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로 병원에서 주장하는 리모델링으로 인한 병상 수 일시 감소가 외상환자 수용 불가의 원인이었다고 다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6주 내내 공사하던 병동의 병상 수만 놓고 보면 150병상보다는 훨씬 적은 50명 남짓한 정도이니. 물론 공사 중간에 위아래 병동을 1주일씩 닫았지만 동시에 3개 병동을 닫지는 않아 최대로 추정해도 100명 정도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 교수와 의료원 측의 주장을 종합해 "결국 공사로 인한 일시적인 병상 부족과 상급종합병원 유지를 위해 외상환자의 본관 입원 제한정책이 모두 다 개입한 결과로 외상환자의 본관 입원이 한동안 마비된 거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국종 교수의 주장도, 병원 당국의 주장도 종합해보면 어느 한쪽의 주장만이 다 맞고 나머지 한쪽의 주장은 다 틀린 게 아니다"며 "외상환자를 본관에 입원시켜도 이로 인해 재정적 지원이 줄어들거나 중증환자로 인정 안 돼 그다음의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 불이익이 생기는 일이 생기면 앞으로도 이 같은 일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누가 중증외상센터장을 맡아도, 누가 병원장을 맡아도 같은 상황일 것이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4일 또 다른 아주대 의대 현직 교수 김 모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본관 병실이 펑펑 남아도는데 외상환자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외상 환자가 아닌 환자들도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환자가 차고 넘쳐서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작년 10~11월은 간호간병 서비스 병동을 새로 만들면서 두 개 병동 (100병상 이상)을 폐쇄하다 보니 더 심각한 병실 부족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병원 보직자들과 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간의 마찰이 있었던 모양이다"며 "이런 상황을 놓고 '돈만 밝히는 병원'이라는 평가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아주대병원은 2018년부터 병상을 더 증설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보건복지부(심사평가원)에 수차례 했지만, 상급종합병원 병상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되었고 작년 연말 결국 병상 증설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내부 사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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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요양병원이 2월 중 개원 예정이다"며 "요양병원 500병상이면 이론적으로 150병상 정도 증가한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환자 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고 병원 환경이 개선될 것을 기대했다.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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