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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서 한국영화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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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후보 발표서 감독·각본·국제영화·편집·미술상 등 여섯 부문 합류
아시아권 영화로는 20년 만에 작품상 후보
오스카·칸 작품상 모두 받는 두 번째 작품 노려

'기생충' 아카데미서 한국영화 새 역사 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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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무대에 오른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기생충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국제영화·편집·미술상 등 여섯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왔으나 매번 쓴잔을 마셨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 또한 국제영화상(당시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올랐을 뿐, 최종 후보로 지명되지는 못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를 넘어 아시아권 영화로도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권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에 오른 것은 ‘와호장룡(2000·중국)’ 뒤 20년만이다. 2001년 와호장룡, 2013년 ‘아무르(프랑스·오스트리아)’, 지난해 ‘로마(멕시코)’ 등 작품상 후보에 오른 비영어권 영화들은 예외없이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다만 작품상을 거머쥔 사례는 전무하다. 이를 두고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국제영화제가 아니라 지역 영화제에 불과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생충' 아카데미서 한국영화 새 역사 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행사다. 그만큼 전 세계 영화인이 선망한다. 기생충은 오스카에서 트로피를 받으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유럽과 북미 최고 권위의 영화상을 모두 휩쓰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작품은 역사상 ‘마티(1955)’ 한 작품뿐이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놓고 ‘포드 vs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와 경합한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의 토드 필립스, 1917의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 세계적인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한진원 작가와 함께 각본상 후보에도 올랐다. ‘나이브스 아웃’의 라이언 존슨,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바흐, 1917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의 타란티노와 수상을 두고 경쟁한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 최종 후보 명단에도 무난하게 안착했다. 이 부문에는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과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가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각종 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을 거의 빠짐없이 받아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다만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수상작이 작품상까지 받은 경우는 전무하다.


'기생충' 아카데미서 한국영화 새 역사 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생충은 미술상과 편집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이하준 미술감독은 아이리시맨의 밥 쇼, 조조 래빗의 라 빈센트, 1917의 데니스 가스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의 바바라 링과 수상을 두고 경쟁한다. 양진모 편집감독은 포드 vs 페라리의 마이클 맥쿠스커, 아이리시맨의 델마 슈마커, 조조 래빗의 톰 이글스, 조커의 제프 그로스와 경합한다.


아카데미상은 제작자, 배우, 감독 등 영화인 8000여 명으로 구성된 AMPAS 회원들이 뽑는다.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문에 투표해 부문별 최종 후보작을 선정한다. 감독상 후보는 감독들이, 배우상 후보는 배우들이 정하는 식이다.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은 부문과 관계없이 전체 회원 투표로 후보작을 선정한다. 이날 발표된 후보 가운데 수상작은 최종 투표를 거쳐 가려진다. 최종 투표에는 회원 4000여 명만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후보 발표에서 조커는 작품·감독·남우주연상 등 열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리시맨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1917은 각각 열 부문 후보에 등재됐다. 기생충과 조조 래빗,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는 여섯 부문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생충' 아카데미서 한국영화 새 역사 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아담 드라이버(결혼이야기), 호아킨 피닉스(조커), 조나단 프라이스(두 교황)이 올랐다. 여우주연상을 두고는 신시아 에리보(해리에트), 스칼릿 조핸슨(결혼이야기), 시얼샤 로넌(작은 아씨들), 샤를리즈 테론(밤쉘), 러네이 젤위거(주디)가 경합한다. ‘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한국계 아콰피나는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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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In The Absence)’은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열거해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수상을 놓고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 존’, ‘라이프 오버테이크 미’, ‘세인트 루이스 슈퍼맨’ 등 네 작품과 경쟁한다.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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