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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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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20대 여성 모두 극단적 선택
사건 충격으로 아버지도 뇌출혈로 사망
피해자 어머니 장 씨 유튜브로 가해자 엄벌 촉구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성폭행 사건으로 두 딸과 남편을 잃은 장연록 씨가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장연록 씨 유튜브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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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말 죽도록 슬프지만 참고 합니다. 엄마니까"


3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나선 이른바 '단역 배우 자매 성폭행 사건' 피해자 어머니 장연록(67) 씨는 최근 유튜브를 시작했다.


참혹하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 피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딸들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더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각종 고소와 소송을 당하고 있어 너무 힘들다면서도, 댓글로 격려와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단역 배우 자매 극단적 선택' 사건이란 장 씨의 딸이 성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04년 대학원생이던 A 씨는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배우들을 관리하던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지속해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그의 동생도 죄책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의 아버지 역시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한순간 세상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 장 씨는 이날 이후로 딸들의 억울한 죽음과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며 집회 및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장 씨는 유튜브를 통해 이 사건을 알리고 있다. 그러다 최근에는 '가해자 신상 공개'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고 해당 영상은 오늘(3일) 기준으로 26만6,683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댓글은 2,326개가 넘어가는 등 유튜브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독자는 2만명을 넘어섰다.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성폭행 사건으로 두 딸과 남편을 잃은 장연록 씨가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장연록 씨 유튜브 계정 캡처


다음은 장 씨와 나눈 일문일답.


▲유튜브 운영 등 영상·편집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


=너무 엉터리라 민망하다. 저는 나이도 많고 무식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엄마니까 한다. 딸들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최근에는 한 여대생이 본인이 직접 편집을 해주겠다며 먼저 연락을 해왔다. 정말 영상 편집을 매끄럽게 해줬다. 정말 고맙고 또 한편으론 미안하다.


이런 끔찍한 사건을 그 어린 학생이 알도록 했으니.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또 본인을 연구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카페를 만들어 사견 해결에 연대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영상을 보면 댓글도 많고 내용을 보면 '힘내시라', '응원' 성격의 댓글이 많다


=사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다. 그런데 힘내라는 댓글을 보면 정말 힘이 솟는다. 일어나서 싸울 힘이 든다. 정말 너무 소중한 분

들이고 정말 미안하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


▲최근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는 영상을 올렸고 20만 조회수가 넘어가고 있다. 소송 위험은 없는지


= 일상이 소송이다. 무섭지 않다. 두렵지 않다. 이미 이런 유튜브를 한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싸울 생각이다. 딸들을 위해서다. 앞으로도 계속 싸울 생각이다. 다만 변호사 선임 비용은 조금 걱정이 된다. 소송 비용 등을 후원해달라고 했다.


▲사건과 연루된 가해자 등이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지


=전혀 없다. 누군가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 힘든 싸움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지난 2018년 8월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207호에서는 이들의 추모 장례식이 엄수됐다.사진은 당시 두 자매 영정 사진.사진=연합뉴스y 캡처


▲A 씨는 2009년 8월 28일 18층, 18시 18분 18초에 목숨을 끊었다


=그렇다. 뿐만 아니라 지갑 속에도 돈 8000원이 있었다. 또 장례식장 대기실도 8호실이었다. 얼마나 원통하면 그랬을까. 아직도 너무 분하고 원통하다. 너무 슬프가.


▲따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너무너무 많이 보고 싶고, 아직도 조금 전 일처럼 생생하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엄마' 하면서 들어올 것 같다. 딸들이 원한을 갚고 오라고 하니까 그렇게 할 생각이다.


과거에는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 선택' 시도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도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딸들의 원수를 갚아야 하니까. 그 목표를 다 이루고 내가 돌아갈 때 딸들이 엄마 모른 척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보고 싶다.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장연록 씨가 거리에서 행인을 상대로 사건을 알리고 있다. 사진=장연록 씨 유튜브 캡처


◆ 수사당국 '2차 가해' 논란…경찰 엄벌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명 넘어


이 사건은 심각한 2차 피해로도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장 씨에 따르면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 씨에게 가해자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며 A4 용지와 자를 줬다.


또 칸막이 없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이 조사를 받았다고 장 씨는 주장했다. 경찰이 용의자에게 "성폭행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라"며 '킥킥' 웃었고, 중간에 장 씨가 A 씨를 데리고 나왔으나 A 씨는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차도로 뛰어들기도 했다.


장 씨는 가해자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까지 벌였으나 오히려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했다. 재판부는 "공권력이 범한 참담한 실패와 이로 인해 가중됐을 A 씨 모녀의 고통을 보면서 깊은 좌절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경찰의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확한 진상 조사를 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이어졌고, 한 청원은 동의 20만 명을 넘어 청와대가 공식 답변에 나섰다.


지난해 4월13일 청와대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벌이는 '2차 가해' 문제에 대해 "조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경찰의 2차 가해'에 대해 "수사 과정상 피해자 보호,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했으나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피해자를 위로하기는커녕 말로 더 아프게까지 했다면 온 국민의 공분을 살 만큼 잘못된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조사받을 수 있도록 '성폭력 피해자 조사 표준모델'을 개발해 경찰관들을 교육하는 등 조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단역 배우 성폭행 사건' 母 "딸들 잊지 말아달라" 유튜브 호소 지난 2018년 8월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207호에서는 이들의 추모 장례식이 엄수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사건 발생 9년만에 장례식…장연록 씨 "올해도 열심히 싸우겠다"


두 자매는 지난 2018년 8월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당시 추모 장례식은 익명으로 받은 기부금과 여성가족부·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지원으로 열렸다. 사건 발생 9년여 만이다.


당시 장례식에 참석한 박창호 경찰청 생활안전국 성폭력대책과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체 조사 대상자 20명 중 17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1명은 연락은 닿지만, 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1명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2차 피해의 가해자로 알려진 경찰 1명은 퇴직 후 해외 체류 중이라 조사하지 못했다"며 "이들에 대한 연락과 조사가 끝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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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 씨는 2020년 올해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을 응원하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보답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싸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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