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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쌍천만' 신드롬…디즈니는 어떻게 '콘텐츠 왕국'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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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쌍천만' 신드롬…디즈니는 어떻게 '콘텐츠 왕국'이 되었나 겨울왕국2 이미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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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디즈니는 지난 7월 자사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실사판(만화나 애니메이션 작품 등을 실제 사람이나 동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바꾼 영화) 여주인공으로 흑인 배우 핼리 베일리(19)를 낙점했다. 그러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피부색과 머리카락이 검은 베일리가 인어공주 원작에서 흰 피부에 빨간 머리칼을 가진 여주인공 '아리엘'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디즈니는 곧바로 반박했다. 산하 채널 '프리폼' 인스타그램 계정에 '가엽고 불행한 영혼들에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으니까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며 "흑인인 덴마크 사람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고 썼다. 인어공주 원작이 덴마크 동화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베일리가)놀랍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실력이 아주 뛰어나기에 아리엘 역에 캐스팅된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애니메이션에 나온 이미지랑 맞지 않는다'며 베일리의 캐스팅이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저런…"이라고 꼬집었다.


겨울왕국 '쌍천만' 신드롬…디즈니는 어떻게 '콘텐츠 왕국'이 되었나 '인어공주'의 주인공인 아리엘 역에 낙점된 핼리 베일리[사진=디즈니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 스토리로 전하는 '정치적 올바름'= 이처럼 디즈니는 인종이나 성별, 계급의 차별 없는 '평등과 포용'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채널 '디즈니 주니어'가 실험의 무대였다. 여기서 방영하는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라는 작품은 평민 어머니가 임금과 재혼해 왕비가 되고, 딸 소피아가 일국의 공주로 신분상승한 이야기가 주제다. 갑자기 공주가 된 소피아가 익숙지 않은 왕실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다.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은 "자칫 불편하고 무거울 수 있는 재혼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친숙하게 표현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킨다"고 평가했다. 과거 만화나 영화에서 악(惡)의 상징으로 그려졌던 뱀파이어가 인간과 친구로 지낸다는 설정의 '리나는 뱀파이어'도 있다. 예쁘고 착한 주인공을 내세우며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주를 이뤘던 이전 애니메이션 스토리와 달리 이 작품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이밖에 장난감을 고쳐주는 꼬마 의사 이야기를 다룬 '꼬마의사 맥스터핀스'에는 딸의 뒷바라지를 행복으로 여기는 전업주부 아빠가 등장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겨울왕국 '쌍천만' 신드롬…디즈니는 어떻게 '콘텐츠 왕국'이 되었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점령한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 '알파걸' 열풍으로 쌍천만 신드롬= '겨울왕국'은 그동안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채널을 통해 실험했던 스토리 전략이 응축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와 안나는 이전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처럼 피부는 하얗고 체구는 깡말랐으나 후자보다 훨씬 진취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자매가 합심해 자연재해가 발생한 아렌델 왕국을 구해나가는 여성 리더십이 주제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능력 있는 '알파걸' 열풍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여성 전문 인력의 리더십이 부각되는 '젠더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디즈니는 '누가 돈을 쓰고, 어떤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영화에서 이 점을 부각해 호응을 얻는다"고 평가했다.


극장가는 겨울왕국2 신드롬이다. 개봉 17일째인 7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4년 출시한 1편에 이어 '쌍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특히 성인 여성 관객의 비율이 높다. CJ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이 영화를 본 관객 65%가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3.9%로 1위였다. 자녀 등 가족을 대표해 40대가 티켓을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2회 이상 영화를 본 N차 관람 비중도 6.5%로, 다른 상위 10개 영화의 N차 관람 비중(1.6%)은 물론이고 겨울왕국1의 N차 관람 비중(4.7%)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겨울왕국 '쌍천만' 신드롬…디즈니는 어떻게 '콘텐츠 왕국'이 되었나 겨울왕국2 이미지 캡처


◆ 샤머니즘도 문화…끝없는 진화= 디즈니가 작품 제작 단계에서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창의적인 스토리다. 한 교수는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모든 애니메이터가 참여하는 내부 세미나를 수시로 연다"며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발전시키기 위해 또 수년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되도록 기존 작품을 시리즈물로 지속하거나 장편 영화에 적합한 주제를 유도하는 분위기"라며 "아이디어가 채택된 애니메이터를 감독으로 승진시키고 제작의 전권을 부여하며 경쟁을 붙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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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판 인어공주에 흑인 여배우를 캐스팅한 것처럼 디즈니는 전 세계 관객층을 아우르기 위해 거듭 진화하고 있다. 백 팀장은 "'겨울왕국2'에서는 바람과 불, 물, 땅의 '정령(여러 가지 사물에 깃들어 있다는 혼령)'이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며 "미국과 기독교적 사고로는 접목하기 어려운 동양의 샤머니즘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이현민 슈퍼바이저도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조직에서)여러 일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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