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택·건물 등 100% 주문생산
시스템 창호 등 연간 15만세트 생산능력
세계적인 독일 슈코의 특허기술 등 제휴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 8일 인천 도화동 소재 이건창호 생산공장.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등을 제조하기 위한 자재가 보관된 1만7200㎡ 규모의 자동화 창고가 눈에 띄었다. 가득 쌓인 팔레트에 실려 있는 알루미늄과 하드웨어(부속품) 등 각종 자재들이 자동으로 생산 라인에 공급되고 있었다.
창호(窓戶)는 건축물에 설치된 건축자재 '창과 문'을 통칭하는 용어다.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는 두 개의 고강도 알루미늄 창틀(프로파일)을 결합시킨 후 내부에 단열재를 삽입해 만든다. 공장 한쪽에서는 롤링 공정이 한창이었다. 알루미늄 압출바 사이에 단열재를 넣고 내구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롤링기를 사용해 압출하는 작업 과정이다.
고연진 생산팀 과장은 "단열바에 알루미늄 철심이 들어가 있는데 세계적인 창호 전문 기업인 독일 슈코의 특허기술이 적용된 철심이다. 국내에서는 이건창호만 이 철심을 사용할 수 있다. 철심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을 한 단계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이고 납기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자동화 창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이어지는 작업장 길이가 200m, 폭은 150m에 달한다. 1차 가공 공정에서는 작업자들이 대당 최소 1억원 이상인 컴퓨터수치제어(CNC) 자동화 설비들을 이용해 가공 및 부속품을 삽입했다. 2차 가공으로 '글루'라는 접착제를 주입하고 부속품 등을 넣어 누수를 방지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어졌다.
또 기계를 통해 창틀 4개를 맞물리고, 피팅 공정에서 손잡이와 잠금장치 등을 설치하고 부속품인 벤트(창짝)를 프레임(창틀)에 걸어주는 등의 조립 과정을 마쳤다. 진공 챔버도 설치돼 있다. 복층 유리로 제작할 수 있는 뛰어난 단열 성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공정 과정으로 생산된 창호는 작동 테스트와 검수 등을 거쳐 출하된다.
고 과장은 "수동 작업일 때는 2명이 8시간 동안 15세트 정도 생산했지만 자동화 설비 도입 이후 같은 인원 및 작업시간 동안 40세트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100% 주문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공정에는 숙련된 근로자들의 작업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공장은 연간 15만세트(일평균 350~400세트)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와 폴리염화비닐(PVC) 창호, 알루미늄과 목재 또는 PVC가 결합된 복합소재 시스템 창호, 빌딩용 커튼월, 태양광 창호 등이 주력 제품이다.
특히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는 특수한 부속품을 사용한 고기능성 창호다. 핸들 조작 방법에 따라 복합 개폐가 가능하고 뛰어난 단열성과 내구성, 내화성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건창호의 '턴앤틸트' 모델의 경우 단열과 차음, 밀폐 성능을 한 단계 높인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태헌 개발팀 팀장은 "이건창호는 1988년 독일 슈코와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스템 창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선진 기술을 도입한 것에 끝나지 않고 우리나라 시장에 맞는 기술과 제품으로 한국화시켜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고 말했다.
공장 한쪽에서는 시스템 도어인 '이건라움'을 생산하기 위한 '재단-가공-조립' 작업도 진행됐다. 특히 중문 전용 제품인 '3연동 중문'의 경우 시스템 창호에 적용되는 제작 기술과 고급 알루미늄 프레임을 결합해 뛰어난 단열성과 내구성, 방음 성능 등을 갖췄다.
홍정의 개발팀 수석은 "라움은 독일어로 공간이라는 뜻"이라며 "이건라움은 다양한 구동방식을 통해 공간 테마에 따라 개성 있고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장이 위치한 이건창호 본사는 대지 3만455㎡, 건물 2만1500㎡ 규모를 갖췄다. 1988년 설립된 이후 시스템 창호 등을 생산하면서 주로 고급 주택과 건물 등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생산·조달 등을 총괄하는 곽남곤 이사는 "올해는 괜찮은데 내년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노조와 함께 힘을 모아 시장 상황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창호의 지주회사는 이건홀딩스다. 이건홀딩스는 1972년 이건산업으로 출발해 시스템 창호·신재생에너지 부문 이건창호, 건자재·조림 부문 이건산업, 물류자재 부문 이건그린텍, 바이오에너지 부문 이건에너지 등 관계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자은 이건홀딩스 마케팅팀 팀장은 "이건이 생각하는 미래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세상"이라며 "창호 기준으로 국내 50개 이상의 대리점 유통망과 함께 해외 여러 지역의 지사와 기술제휴사를 통해 건강한 생활공간을 만드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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