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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그 안의 삶②]다수의 행복 vs 최후의 보루…주거복지,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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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안정 위해 탄생했지만…'임대주택=빈곤층' 싹트는 차별

안인득 사건 계기 위험 임차인 퇴거 주장 잇따라

다수의 안전, 소수의 희생 딜레마

정부.지자체, 입법기관 협력 플랫폼 구축 절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공공임대주택 임차인에 대한 퇴거 조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경남 진주의 임대아파트에서 지난 4월 발생한 방화 살인 사건 이후 발의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이른바 '안인득법'에 대해 "임차인의 주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은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임대차계약 해지 등의 대상이 되는 임차인 역시 사회적 취약계층인 만큼 법적 안정성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공공임대주택에 살고있는 위험 인물에 대한 강제 퇴거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다수의 안전을 위해 소수의 주거권을 박탈하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하는 탓이다. 일각에선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집착한 주거정책을 펴면서 임대주택 거주자들의 삶은 보살피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게임 전락한 145만 임대주택 = '영구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 '매입임대', '분양전환임대', '장기전세'. 현존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이름들이다. 임대기간과 입주자격, 임대료에 따라 제각각 이름이 붙여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민주거 안정을 내세운 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인 만큼 입주자격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또 주거복지라는 정책목표보다 주택시장 안정 등 정치적 필요에 따라 신규 공급을 늘렸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임대주택, 그 안의 삶②]다수의 행복 vs 최후의 보루…주거복지,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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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임대주택은 1990년(서울 번동3단지 영구임대주택 준공 기준) 선보였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주택 200만가구 건설을 추진하면서 서울의 판자촌 해체와 전ㆍ월세 폭등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자 임대주택 25만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소득 1분위 계층에게는 영구임대주택을, 소득 1~2분위에게는 50년 임대주택을, 3~5분위에게는 5년 임대주택을 제안했다. 김영삼 정부들어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공임대보다 민간임대에 주력했고, 김대중 정부에선 공공임대 중에서 가장 물량이 많은 국민임대가 도입됐다. 외환위기로 인해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저소득층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시대적 배경이 작용했다. 1998년 도입 당시 목표는 5만가구였지만 2002년 100만가구까지 늘어났고, 이어 정권을 물려받은 노무현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국민임대 수를 늘렸다.


이명박 정부에선 한동안 중단됐던 영구임대주택 공급을 포함한 보금자리주택 150만가구 건설계획을 추진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 20만가구 공급을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매년 공적임대주택 17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07년 80만가구였던 공공임대주택은 10년만에 50만가구가 더 늘어났다. 2017년 말 기준 공공 임대주택은 145만 가구에 달한다.


◆도심 속 '그들만의 세상'…정부ㆍ사법ㆍ입법기관, 지역사회 나서야=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숫자가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임대주택=빈곤층'이라는 공식이 사회 통념으로 자리잡았고, 지역사회에선 기피대상이 됐다. '저렴한 주거비'의 대가로 이웃의 패악질이나 열악한 주거환경도 방치됐다. 안인득 사건이 벌어진 진주 가좌아파트의 경우에도 방화 살인 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총 7차례의 민원이 접수됐고, 여러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강제퇴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임대주택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외면이 입주민 5명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임대주택, 그 안의 삶②]다수의 행복 vs 최후의 보루…주거복지, 갈림길 저장강박증에 시달리는 임차인이 살고있는 서울의 한 공공임대주택 모습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갈등은 정부 부처간의 조율과 함께 지역사회가 나서야 해결될수 있다고 조언한다. 임대주택의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단지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충돌 문제부터 강력 범죄를 모두 관리,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 부처와 함께 사법기관, 입법기관, 국가인권위 등이 함께 나서 임대주택 퇴거기준을 마련하고 강력 범죄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다. 실제 경찰청이 안인득 사건 이후인 지난 4월부터 7주간 '최근 1년간 주민위협 반복 신고'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인 결과, 총 3923명의 위협 행위자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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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예산은 부족하지만 사회복지 관련 정보와 취약점 등에는 강점이 있다"면서 "LH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 주거복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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