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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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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문구용품 팔아 4.98달러 벌던 티파니, 4.9조원 버는 보석브랜드로
오드리 헵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주얼리, 여성들의 로망으로
'1837 블루' 색상으로 티파니 각인…저가부터 고가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사랑받아

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 티파니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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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프러포즈에 성공하려면 민트색 상자를 내밀어라'는 말이 있다. 미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앤 코(Tiffany & Co.)'의 반지가 담긴 티파니 블루(민트) 색상의 반지 상자를 주면 프러포즈에 성공할 것이란 얘기다. 경제학자 마틴 린드스트롬이 6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티파니 블루를 본 여성들의 심장 박동이 22%나 상승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즉 앞서 한 이야기가 아예 근거 없는 말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프러포즈 반지의 대명사이자 전 세계 예비 신랑·신부들의 로망인 티파니의 시작은 사실 보석과 관련이 없었다. 1837년 티파니가 처음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들어설 당시에는 팬시 용품 매장이었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가 학교 친구였던 존 버넷 영(John B.Young)과 함께 차린 이 문구점은 이들의 이름을 따 상호도 '티파니 앤 영(Tiffany & Young)'이었다.


티파니 앤 영 오픈 첫날 매출은 4.98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티파니 앤 코의 한 해 매출은 41억6900만 달러(약 4조9000억원, 2018년말 기준)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10억 4100만 달러(약 13조 1000억원)수준. 팬시 용품을 팔던 티파니는 어떻게 '주얼리'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걸까.

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 티파니앤코]

뉴욕 신흥 부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티파니

티파니가 보석을 판매하기 시작한 건 설립한지 2년이 되던 해부터다. 처음에는 아시아 국가로부터 수입한 골동품을 판매하다가 유리, 도자기, 시계, 은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뉴욕 신흥 부자들을 사로잡았다. 부자들의 입소문을 타자 티파니는 프랑스에서 보석을 수입해 이들에게 판매했고 본격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때 티파니는 주문 카탈로그를 발행했는데, 이는 미국 내 최초의 카탈로그이자 지금까지도 주얼리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블루 북(Blue book)'이다.


1851년에는 뉴욕 최고의 은세공사 에드워드 C. 무어를 영입, 1853년 공동 경영자였던 존 버넷 영으로부터 경영권을 사들이고 회사 이름을 지금의 상호인 '티파니 앤 코'로 변경했다. 본격적으로 주얼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현재 흔히 '925 실버'라고 불리는 은 92.5%와 구리 등 다른 금속으로 7.5%가 채워진 은 합금인 '스털링 실버(Sterling silver)'를 개발해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해 '은세공 부문 최고 메달(The Excellence In Silverware)' 등 8개 부문에서 메달을 수상했다. 당시 유럽이 아닌 미국 회사가 은세공 부문에서 최고 메달을 수상한 건 최초였다.


또 티파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티파니 세팅' 다이아몬드 웨딩 링은 1886년 출시됐다. 다이아몬드에 6개의 다리를 달아 다이아몬드 전체 모양을 드러낸 형태로, 이 세팅 방법은 지금까지도 다이아몬드 세공의 표준으로 남아있다. 창업자인 찰스 루이스 티파니의 별명이 '다이아몬드의 왕'이었는데, 1887년 프랑스 제2 왕실의 몰락으로 경매에 쏟아져 나온 보석 중 3분의 1가량을 약 50만 달러에 매입해 왕실 보석에 티파니 인장을 새겨 판매하면서 붙은 것이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티파니 표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착용하는 건 상류층이 되는 것임을 의미했고, 티파니는 재계 및 저명인사들이 방문하는 고급 주얼리 브랜드로 각인됐다.

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 티파니앤코]

영화 속 주인공의 로망이 전 세계 여성들의 로망으로

티파니가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1960년대부터다. 티파니가 영화 제목에 브랜드 이름을 넣은 최초의 PPL을 시도한 것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홀리 고라이틀리 역)이 신분 상승을 꿈꾸며 뉴욕 5번가 티파니 쇼윈도를 바라보는 장면은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가 되는 장면이다. 이 영화를 통해 티파니는 '여성이 꿈꾸는 주얼리 브랜드'로 인식됐다.


이후에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스위트 알라바마 등에서도 티파니 매장이 영화 속에 나왔고, 2013년에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티파니가 다시 한번 크게 주목을 받았다.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감독 바즈 루어만이 티파니에 협조를 구해 1920년대 티파니에서 제작된 주얼리들을 참고해 주얼리를 제작했다. 영화를 위한 주얼리 제작 기간만 18개월이 소요됐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 속 여주인공 데이지 뷰캐넌이 착용한 진주 목걸이와 머리장식, 손 장신구 등은 모두 티파니에서 제작됐다. 심지어 개츠비 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커프스단추와 반지도 티파니 제품이며, 개츠비 집에 장식된 식기와 도자기도 모두 티파니에서 만든 것들이다.


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 티파니앤코]

티파니 하면 '민트색' - 티파니의 컬러 마케팅

'티파니'하면 떠오르는 색상은 단연 민트색이다. 블루북 커버로 사용하던 티파니 블루 컬러를 1886년 '티파니 세팅' 제품을 선보일 당시 반지 상자 색상으로 넣었는데 반응은 이른바 대박이었다. 당시 티파니 매장으로 찾아와 블루 상자를 구매하겠다는 손님들로 넘쳤다. 하지만 티파니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손님에게는 따로 블루 박스를 판매하지 않았다. 이후 티파니는 모든 제품의 상자와 종이백을 해당 색상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고객들뿐만 아니라 티파니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민트색은 곧 티파니, 티파니는 곧 민트색이란 인식을 심었다.


로빈스 에그 블루로 잘 알려진 이 색상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신부들이 결혼 답례품으로 민트색의 비둘기 모양 브로치를 선물했던 것에서 영감을 받은 색이다. 1998년에는 티파니가 해당 색상을 상표 등록해 전 세계에서 티파니만 이 색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동일한 색상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 색채 연구소 '팬톤'에 티파니 블루를 창업 연도를 딴 이름 '1837 블루'로 이름 지어 등록했다.


문구점이었던 '티파니'는 어떻게 '보석의 대명사'가 됐나 20만원대 티파니 실버 펜던트 [출처 - 티파니앤코]

세컨드 브랜드 없이 넓은 스펙트럼의 가격대 - 티파니 드림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저렴한 제품보다는 높은 가격대의 제품들을 출시한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을 출시하려면 보통 '세컨드 브랜드(보급판으로 개발한 상품 라인)'를 론칭하곤 한다. 마크 제이콥스의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나 프라다의 미우미우 등이 그에 속한다.


하지만 티파니는 따로 세컨드 브랜드 없이 수십만 원 대의 저가부터 수천만 원대 고가의 제품까지 가격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쉬운 설명을 위해 '저가'로 표현하기는 했으나 티파니 측은 자신의 브랜드에 '저가의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든 제품들은 '적절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급 은으로 최상의 디자인을 적용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게 티파니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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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브랜드를 따로 론칭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비싼 보석을 살 수 없는 형편의 젊은이들이 티파니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과 스타일을 블루 상자에 넣어 선물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것이 '티파니 드림'이다. 티파니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하트 목걸이 '리턴 투 티파니' 등은 모두 티파니에서 가장 저렴한 주얼리 라인이다. 이런 티파니의 폭 넓은 가격대는 폭 넓은 소비자들을 불러모았고, 소비자들이 티파니를 사랑하는 이유가 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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