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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이순신 장군의 용모는 정말 단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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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이순신 장군의 용모는 정말 단아했을까? 1973년 지정된 현재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의 모습. 영정 제작 화백의 친일 논란과 함께 고증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왔다.(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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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문화재청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 교체신청을 냈다가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반려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현재 표준영정을 그렸다는 화백의 과거 친일행적 논란과 함께 정말 문관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 현재 표준영정이 명량의 기적을 일군 백전노장의 얼굴이냐는 논란이다.


현재 표준영정은 장우성 화백(1912~2005)이 1953년 그린 영정이며 1973년 제1호 표준영정이 된 이후 교과서 및 각종 지자체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은 이 영정을 기준으로 제작됐다. 장 화백의 과거 친일행적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이 영정의 가장 큰 문제는 고증이 전혀 안됐다는 부분이다. 복식, 흉배 모든 부분이 임진왜란 이후의 것들로 아예 시대적으로 맞지도 않는데다 도저히 장군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단아한 용모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영정 제작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이순신과 친밀했던 당대 정치가, 류성룡이 임진왜란 당시 일들을 작성한 징비록(懲毖錄)에 나온 이순신 장군 외모에 대한 묘사다. 류성룡은 이순신의 외모에 대해 "용모가 단아하고 정갈하였다(容貌雅飭)"고 징비록에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표준영정 역시 여기에서 상상해 용모가 단아하고 정갈한 선비의 풍모로 그리게 됐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이순신 장군의 용모는 정말 단아했을까? 광화문 충무공 이순신 동상의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하지만 이 묘사가 실제 이순신 장군의 외모를 묘사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징비록에서는 당시 의병장으로 풍체와 외모가 무인다웠다 알려진 김덕령의 외모 역시 비슷하게 단아한 선비같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상세한 외모 묘사가 아닌 일반적인 찬사였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순신 장군의 외모와 관련된 상세한 묘사는 이순신 장군과 과거시험 동기생으로 알려진 당대 문신, 고상안(高尙顔)이 남긴 문집에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상안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를 지은 문신으로 알려져있으며, 1576년 이순신이 무과에 급제했을 때 문과에 급제한, 요즘으로 치면 같은 공채 기수 출신이다. 그가 임진왜란 당시인 1594년 한산도에서 이순신을 보고 그의 외모에 대해 남긴 글이 그의 문집인 태촌집(泰村集)에 나와있는데, 여기서 묘사하는 이순신의 외모는 징비록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고상안의 태촌집에는 이순신의 외모에 대해 "말과 지모는 실로 난리를 평정할만한 재주이나 생김이 풍만하지도 후덕하지도 않고 관상도 입술이 뒤집혀 복이 있어보이진 않는다(其言論術智 固是撥亂之才 而容不?厚 相又?唇 私心以爲非福將也)"고 나와있다. 적어도 단아한 외모의 선비 풍모는 절대 아니었다는 이야기라 징비록의 내용과 전혀 맞질 않는다. 이외에도 이복형이 이순신 장군의 사위로 이 장군과 인척관계였던 조선 후기 정치가 윤휴(尹?)의 기록에도 이 장군의 용모는 남성적이고 무인의 상이라 전하고 있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이순신 장군의 용모는 정말 단아했을까? 보물 제326호로 지정된 이순신 장군의 장검 모습. 길이가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검으로 의장용으로 알려져있다(사진=문화재청)


이와 별개로 이 장군이 복무했던 16세기 말 군대상황 등을 고려해도 용모 단아한 선비가 장졸들을 휘어잡아 대승을 일궈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단 건장한 체구와 무예에 능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무과시험 통과 자체도 쉽지 않았다. 조선시대 무과는 무예와 강서, 즉 실기와 필기시험을 동시에 치뤘으며 이중 조선전기 무예시험은 목전(木箭), 철전(鐵箭), 편전(片箭), 기사(騎射), 기창(騎槍), 격구(擊毬) 등 6가지의 마상 활쏘기 시험을 봤다. 체구가 매우 건장해 기운이 없으면 마상에서 활시위를 당기기조차 어려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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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사용했다는 충무공 장검(보물 제326호) 역시 전투용이 아닌 의장용으로 썼다고는 하지만 길이가 197cm에 무게는 5kg에 달한다. 일반인들은 칼을 뽑지않고 들고 있기만도 벅찬 엄청난 크기다. 난중일기에 수많은 총탄이나 상처를 입고도 계속해서 적진에 뛰어든 기록들 역시 이 장군이 후방에서 안전히 지휘만 하는 타입이 아님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당시 해전과 육전은 모두 통신기구들이 변변치 않았기 때문에 작전지휘관이 전황파악을 하려면 전선에서 뛰어야하는 고충도 많았다.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현재의 표준영정은 상상일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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