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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허스토리③]"이해관계 얽힌 정글, '남녀'없다…중요한 일부터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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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증권사 최초 여성 상무 승진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

백화점·반상회 쫓아다니며 고객 유치
손주 돌잔치까지 챙긴 세심한 영업
종교·정치보다 맛집으로 대화 물꼬

안정적인 은행보다 새 도전 더 매력
이직 4년 만에 자산 1兆 관리
2014년 합병 전 '올해의 KDB대우증권인'

[2019허스토리③]"이해관계 얽힌 정글, '남녀'없다…중요한 일부터 즐기면서"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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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증권업계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도 여성이 증권업계에서 성장하려면 이것만은 꼭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유로운 사고와 세심함이지요."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증권업계 1위 기업인 미래에셋 최초로 상무에 오른 자산관리 전문가다. 20년간 금융인으로 살면서 전반은 외국계 은행, 후반은 증권사에서 보냈다. 2014년 합병 전 KDB대우증권 시절엔 자산 1조원을 관리하며 '올해의 KDB대우증권인' 상을 받았다. '유리천장 중 유리천장'으로 불렸던 증권가에서 1등 기업 최초로 상무에 오른 그녀는 머릿속에서 '여성'을 지웠다.



◆백화점·반상회 가리지 않은 '만보 소녀'=서 상무의 첫 전장(戰場)은 은행 창구가 아닌 백화점과 아파트였다. 기존 고객을 통해 새 고객을 유치하는 'MGM 고객' 하나 확보하지 못했던 신입 시절 그녀는 '큰 손'보다는 경비원을, '바이어'보다는 아파트 부녀회 멤버들을 더 자주 만났다.


서 상무는 "처음 영업할 때 백화점에서 몰래 광고지(DM)를 돌리다 쫓겨난 적도 있다"며 "어렵게 만난 고객을 통해 압구정 한양아파트와 현대아파트의 반상회를 돌아다니며 MGM 고객을 조금씩 늘렸다"고 회상했다.


'영업'에 관한 그녀의 진가는 '관리'에서 나왔다. 고객 손주의 돌잔치까지 챙겼던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금융권에서 20년 내내 '압구정 전문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한 비결이기도 하다.


서 상무는 "이도 안 닦고 수염도 안 깎은 할아버지가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찾아와 금리를 상담하러 왔는데 후배들이 손사래를 치자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반바지 할아버지'는 굴지의 대기업의 대주주였다.


새 고객을 만드는 것보다 관계를 튼튼히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 서 상무는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 종교와 정치 얘기를 삼간다.


예를 들면 특정한 정치 이슈와 인물에 관한 얘기가 나와도 고객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맛집 얘기로 화제를 돌린다. 음악과 책 등 문화 얘기를 할 때도 자칫 고객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어 조심한다. 처음 계좌를 개설하러 오는 사회 초년생 등 어린 손님은 물론 신입사원 등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결코 말을 놓지 않는다.


서 상무는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지만 보험쟁이, 증권쟁이 등 '쟁이'라는 단어를 붙여 하대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면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며 "반대로 내가 실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대우인, 지금은 '아이콘'=그렇게 은행에서 승승장구하던 서 상무는 한계를 절감했다. 당시 은행은 업무 절차가 복잡해 고객 응대를 신속하게 처리하기가 어려웠다. 반면에 증권사는 전화 한 통으로 매매가 가능했다.


"당시 은행에선 아침에 1억원 규모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라 해도 추가 매수를 하고 싶으면 재방문해야 했지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손님을 지점 밖에서 만나고 있는데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당시 은행 내부 규정으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어요."


그녀의 인생 궤적은 그렇게 방향을 틀었다. 11년 차에 오른 압구정 HSBC PB 이사직을 정리하고 2010년 '증권 사관학교'라 불리는 KDB대우증권으로 둥지를 옮긴 뒤 4년 만에 '올해의 KDB대우증권인'에 오르며 우등생이 됐다. 은행이라는 안정적인 조직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실험이 그녀의 안식처였던 셈이다.


그녀가 철칙처럼 여기는 또 다른 안식처는 바로 고객이다. '좋은 고객은 좋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인 것이다. 그녀가 보다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모든 반짝이는 물건이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것은 사실이지요."


예를 들어 재산이 10억원인 고객은 10억원을 들고 와서 예금을 하지만, 수백억원 이상 자산가는 한 푼도 안 들고 찾아와 최소 3~5년은 PB들 간을 본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았다.


서 상무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오랫동안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는 능력이 중요한 업계에서 세심함은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한 자산"이라며 "이런 점을 잘 살리면 앞으로 더 많은 여성 리더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견제할 시간에 일, 일, 일=여성 후배에게 성공 비결을 조언해달라고 하자 대뜸 빌 게이츠 이야기를 꺼냈다. "증권업계에 와서 보니 수천억원을 보유한 자산가도 10억원 투자 실패에 이를 갈며 잠을 못 이루겠다고 하소연하길래 빌 게이츠 얘기를 들려줬다"며 "빌 게이츠 입장에선 100달러를 떨어뜨렸을 때 지폐를 줍기보다 무시하고 걸어가는 게 더 이득인데, 그 사이에 100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작은 손실에 집착하지 말고 큰 이익을 챙기라는 조언이다.


시기심과 질투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데 남성은 충성심, 여성은 감수성이지요." 여성 특유의 감수성이 어쩌다 실수로, 혹은 작심한 듯 시기나 질투로 비뚤어지면 그것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서 상무는 "지금의 증권업계에서는 남녀를 구분할 이유도, 그럴 시간도 없다"며 "여성과 남성의 구분을 깨야 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숙제다. "여성들도 왜곡된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을 고르는 '선구안'이 중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서 상무는 "중간 관리자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시키는 일, 나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 시너지가 날 때도 있고 반대로 서로 부딪힐 때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가치관에 따라 일의 중요도를 정하는 능력과 이를 수행할 체력을 기르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1999년 HSBC은행 입행

▲2010년 HSBC은행 압구정지점 PB이사

▲2010년 KDB대우증권 이직

▲2016년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 WM PB상무로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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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 WM PB상무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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