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간 보수 통합 '첫발'
한국당 연일 러브콜
유승민 “협력 안 할 이유 없어”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부산시당에서 '반(反)조국 연대'를 결성한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관련 논의에 착수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반조국 연대를 고리로 앞으로 보수통합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른미래당의 경기도당을 맡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18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안 하기로 했다"며 "(경기도에서) 연대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더 힘을 받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시당 차원에서도 물밑 접촉이 이뤄졌지만 바른미래당 당권파의 반대로 시도당 운영위원회 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 측의 한 의원은 "바른정당계가 (반조국 연대를) 하고 싶으면 운영위 통과 같은 요식 행위를 안 거치고도 할 수는 있다"며 "운영위를 얘기하는 것은 총의를 모았다는 점을 강변하기 위함이고 (보수 통합을 하려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에서의 반조국 연대 결성은 불발됐지만 양당 간 보수 통합의 첫발은 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지금은 (보수 통합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당에서는 연일 바른미래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통합과 관련해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는) 통합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씨앗이 되지만 정기국회가 마무리돼야 가능할 것 같다"며 "선거법 부분이 정리되면 통합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곧장 손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통합의 포석으로도 읽힌다.
잠행을 거듭해온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당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유 전 대표는 보수 정치권을 향해 일침을 놨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보수 정치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그동안 보수가 자유만 외치고 온 국민이 원한 정의ㆍ공정ㆍ평등에 대해 마치 위선적인 진보 세력의 전유물인 양 등한시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한국당과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나 저희나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이 같고 그렇다면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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