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日할머니의 마지막 도전…20번째 수영 세계기록 거둘까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수영 분야에서 18개의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105세 일본 할머니가 공식 대회에 출전, 세계 기록 추가에 도전한다. 사실상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현에 거주하는 나가오카 미에코 할머니는 오는 22~23일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일본마스터스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올해 105세다. 그는 이달 초부터 장남 히로유키(79) 씨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하고 있다. 히로유키 씨는 "어머니가 유종의 미를 장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출전하는 분야는 105~109세부 자유형과 배영 50m 분야다. 이 대회에서 코스를 완영하면 나가오카 할머니는 세계 기록을 2개 추가해 모두 20개의 세계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80세에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무릎을 다쳐 재활을 하기 위해서였다. 수영이 익숙해지자 90세가 되던 해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마스터스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90~94세부 배영에서 은메달을 땄다. 그는 "맘먹고 하면 금메달도 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후 연습에 매진했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92세 때 금메달을 딴 데 이어 95세부터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연장자 부문 등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100세이던 2015년에는 마쓰야마에서 열린 그 해 일본 마스터스 수영 쇼트코스(25ｍ) 여자 1500ｍ 자유형 레이스에서 배영으로 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100~104세부에 혼자서 출전해 녹슬지 않는 실력을 과시했다. 기록은 1시간 15분 54초 39였다. 여자 100~104세부에서 완영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히로유키씨는 "어머니가 일본 전통예능인 '노'로 복근과 배근(등근육)을 연마했기 때문에 105세의 나이에도 몸이 상당히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무릎을 다쳐 지난 4월부터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수영을 하지 않는 날도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복근강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대회가 끝나면 고향을 떠나 요코하마에 있는 장남의 집에서 지낼 예정이다. 체력이 쇠약해지고 받아주는 수영시설을 찾을 수 없어 이번이 공식대회 마지막 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히로유키 씨는 "이 나이가 되도록 어머니와 함께 함께 수영할 수 있는게 행복하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이런 사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