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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남존여비 사상 아닌가요?" 추석 앞두고 때아닌 호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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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미혼 여성 가족 호칭 문제 인식 높아
50·60대 '성차별적이지 않아'
가족 호칭 불평등 수용 "개인·집안 차이 존재"

"도련님? 남존여비 사상 아닌가요?" 추석 앞두고 때아닌 호칭 논란 성차별적 가족 호칭이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분위기까지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크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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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결혼한 지 2년이 넘었는데, 한참 어린 남편 남동생에게 '도련님'이라고 부르려니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아요. 처음에는 '도련님'이라는 호칭을 생략하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제는 점점 대화 자리를 피하게 돼요", "'도련님'이나 '아가씨'는 남존여비 사상이 담긴 호칭 아닌가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남성 우위를 강조하는 가족 호칭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나아가 가족 간 소통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오늘날까지 사용하는 가족 호칭의 가장 큰 문제는 성별 비대칭이다. 지난 2017년 국립국어원이 10~60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실태 조사'에 따르면 호칭어·지칭어 관련 의견 중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은 86.3%로 조사됐다.


이중 '양성평등'에 관한 내용은 34.7%로 나타났다. 남편의 동생을 지칭하는 호칭도 대표적인 논란 대상이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65.8%는 남편의 남동생을 뜻하는 '도련님'이나 여동생을 지칭하는 '아가씨' 등의 호칭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도련님? 남존여비 사상 아닌가요?" 추석 앞두고 때아닌 호칭 논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성 차별적 가족 호칭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성차별적 가족 호칭이 가족 간 갈등까지 조장하거나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점이다.


평소 남동생 내외와 친하게 지내는 30대 여성 A 씨는 가족이 모두 모인 식자 자리에서 "00아"라며 올케 이름을 불렀다. 올케 역시 "언니"라는 호칭으로 B 씨를 편하게 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부모님들의 따가운 시선과 핀잔이었다. A 씨는 "평소 올케와 친하게 지내 호칭에 연연하지 않고 지내왔다"라면서 "부모님 세대가 '우리도 다 그렇게 불렀다'고 말하는 건 그들의 관행을 우리에게까지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며 불편을 토로했다.


이처럼 가족 간 호칭에 불편을 느끼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주로 장년층에서 성차별적 가족 호칭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국민권익위원회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3만8,564명을 상대로 가족 호칭에 대한 국민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혹은 아가씨라고 높여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 혹은 처제로 낮춰 부르는 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문제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8.4%에 달했다.


'결혼한 여성은 배우자의 부모님 댁을 시댁이라고 부르는 데 반해 결혼한 남성은 배우자의 부모님 댁을 처가라고 부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참여자 중 96.8%가 '문제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특이한 점은 20·30대 미혼 여성의 참여율이 전체 중 89.1%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련님 vs 처남' 등 가족 호칭의 성차별 성에 대해 50·60대는 남성과 여성 모두 절반 이상이 '성차별적이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남녀 가족 간 다른 호칭과 이를 수용하는 연령별 차이에 대해 "이를 시대적 착오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전통적 호칭에 좋고 나쁨을 따지기보다는 집안 내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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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5월15일 여가부 주최로 열린 가족 호칭 토론회에 참여한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은 "호칭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영향을 받는 시대적 현상이며, 가족 호칭 역시 가변성을 전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만 언어문화 개선에 성급함을 보이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를 열되, 단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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