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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최종 운명…'性인지 감수성'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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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법원 선고…피해자 입장에서 사건 어떻게 보느냐 관건
1·2심 상이한 결과의 결정적 요인…정확한 정의 내일 가능성 커
사회적 양성평등 높아져 판사들에 요구추세, 판결에 반영될수도

안희정의 최종 운명…'性인지 감수성' 판가름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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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형민 기자]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오는 9일 법의 최종 심판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오전 10시10분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안 전 지사의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 이번 판결은 자기결정권을 가진 성인 피해자에게 가해진 '위력에 의한 간음ㆍ추행' 사건을 현재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늠할 바로미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판결의 쟁점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정의와 판단이다. 대법원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바탕으로 피해자 김지은씨 입장에서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선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합의된 정의가 없는 가운데 대법원이 이번 기회에 정확한 정의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법리적 쟁점은 업무상 위력 행사 유무와 김씨가 내놓은 진술의 신빙성이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해석과 판단의 차이는 1, 2심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온 결정적 요인이 됐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자신의 수행비서인 김모씨를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간음하고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10개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10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9개 혐의를 유죄로 봐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을 좁게 보고 안 전 지사에게는 이것이 없었다고 봤다. 김씨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2심은 업무상 위력을 보다 넓게 해석하고 김씨의 진술에도 신빙성을 부여했다. 업무상 위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눈에 보이는 위력일 필요'는 없고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 자체가 비서 신분인 김씨에게 충분한 무형적 위력이 됐다면 추행 혐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하경주 한국여성민우회 운동가는 "1심은 여성의 경험과는 전혀 동떨어진 판단을 했던 반면, 2심은 피해자가 여성노동자로서, 비서직을 수행해야 했던 돌봄 업무의 특수성과 함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업무에서 발생하는 젠더 권력을 잘 보여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사회적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법원 판사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많이 요구하는 추세를 대법원이 충분히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별 차이로 인해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ㆍ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피해자의 사정과 입장에서 내용을 판단하라는 것이다. 2018년 4월 대법원은 학생을 성희롱해 징계를 받은 대학교수가 낸 해임 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 심리를 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판결을 처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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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는 미투 운동에 불을 지핀 안희정 사건의 판결을 기다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성ㆍ시민단체 150여곳이 함께 하고 있는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재판을 함께 방청하고 판결이 마친 후 11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대법 판단에 따라 비서라는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도 법에 의해 보호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파기환송 된다면 사회적 정의는 죽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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