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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부품사]영세업체일수록 "자금·인력난보다 '단가 후려치기' 공포"
최종수정 2019.08.14 11:50기사입력 2019.08.14 11:50

산단공 309개 부품업체 대상 설문조사
3차 협력사, '단가 인하 압력' 어렵다 답변 60%
올 1Q 매출 상위 100개 부품사 영업이익률 1.98%
자금지원 1차 업체만 쏠려…단계별 정부정책 개선 시급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이은결 기자] 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자금 유동성이 취약한 데다 최저임금 인상, 대기업의 단가 인하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한계에 도달한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자금난, 인력 부족보다 단가 인하 압력이 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30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차 협력사의 60%가 '단가 인하 압력'을 현재 경영 상황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40%)이나 자금난(40%), 인력(20%) 부족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위기의 車부품사]영세업체일수록 "자금·인력난보다 '단가 후려치기' 공포"


◆'단가 후려치기'가 더 무섭다= 단가 인하 압력의 부담은 3차 협력사로 갈수록 뚜렷하다. 설문조사 결과, 1차 협력사의 경우 단가 인하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 비중이 40.4%로 절반 이하였으나 3차 협력사의 경우 60%에 달했다.


또한 경영자금 부족에 대한 물음에 3차 협력사의 40%가 자금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규모가 작은 협력사일수록 만성적인 경영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기업 간 협력 개선점에 대해서도 1~3차 전체 협력사의 63.8%가 '적정 마진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을 정도로 부품 협력사의 수익성 보장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협력사들의 적정 마진이 보장되지 않는 이유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고질적인 '전속거래' 구조를 지적한다. 전속거래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하청을 맡기는 대신 다른 기업에는 납품할 수 없도록 하는 일종의 독점 계약이다.


A 부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지어놓은 공장을 놀릴 수는 없고 전속 계약을 맺다 보니 대기업이 원하는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이 납기일 직전에 발주를 내는 바람에 특근으로 인건비가 배로 높아지더라도 어쩔 수 없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매년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적게는 1%포인트 내외, 많게는 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4년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8%, 기아차는 5.4%에 달했으나 당시 국내 500개 부품사(현대차그룹 계열 제외) 영업이익률은 3.4%에 그쳤다. 그나마 당시에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호황으로 양적 성장이 가능했기에 부품사들도 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업황이 불황기에 접어들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부품사의 영업이익률은 1%대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이 1%대라는 것은 2차, 3차로 갈수록 이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완성차업체의 수익성이 소폭 반등했지만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회복의 기미를 찾기 어렵다. 산업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100개 상장 부품사를 간추려 집계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98%였다.


◆거꾸로 가는 정부 정책= 정부 정책이 실물경제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금 지원이 시급한 영세 협력사로는 돈이 돌지 않고, 대기업 계열의 협력사나 1차 협력사 위주로 지원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B 부품업체 관계자는 "연 200억원 매출을 내는 업체인데 2억원 상환을 못 하는 바람에 흑자 부도를 냈다"며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도 사정을 뻔히 알지만 현행 제도하에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부가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 제고 방안'에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되도록 조건을 완화해 진행하고 있지만 각종 금융 프로그램의 한계상 신용등급, 부채비율 등을 감안해 지원하고 있다"며 "1~3차 협력사별로 나눠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1ㆍ2ㆍ3차 협력사 단계별로 나눠 정부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3차 협력사들의 경우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하고, 미래 먹거리를 걱정하는 1차 협력사들에는 미래차 연구개발(R&D) 위주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800여개에 달하는 비외감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의 사각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별도 지원책이 없는 한 아래로부터의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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