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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구의 나이를 세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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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구의 나이를 세는 방법 푸른별 지구는 태양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행성입니다. 이 큰 행성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요? 또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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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나무는 나이테가 있어 나이를 알 수 있지만 태양계 행성 가운데 다섯 번째로 큰 거대한 지구의 나이는 어떤 방법으로 계산하는 것일까요?


중세 유럽에서는 3만6000년, 고대 인도에서는 90억년, 성경에는 6000~7000년 정도라고 주장하는 등 갖가지 가설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100년에 걸쳐 노력한 끝에 겨우 알아낸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년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태어난 나이를 분석한 신학자들은 가장 먼저 태어난 사람의 나이가 6000~7000년 정도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아일랜드의 제임스 어셔 주교는 BC 4004년에 천지가 창조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화론이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창조론을 포기하지 않는 종교인들의 입장이어서 약간 설득력이 떨어지지요?


나름 정확하게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기 시작한 과학자는 시카고대 헤리슨 브라운 교수입니다. 브라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947년 납의 양을 측정해 지구의 나이를 알아내고자 연구를 시작합니다. 연구팀은 "운석은 태양계 형성 뒤에 남은 행성의 찌꺼기인 만큼 운석의 나이를 측정하면 지구의 나이를 밝힐 수 있다"고 보고, 1953년 어렵게 구한 운석을 질량분석기로 분석하지요.


분석 결과, 운석에 함유된 납과 우라늄의 양을 측정해 지구의 나이는 45억년으로 계산합니다. 즉, 운석이 생성된 시기와 지구의 탄생이 일치한다는 말이지요. 그로부터 3년 뒤 45억5000만년이라고 수정하지만 최근의 측정결과와 가장 가까운 결과를 도출해낸 것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정확한 측정법은 '방사성 연대측정법'입니다. 이 방법은 1946년 미국의 물리학자 윌러드 리비가 개발했는데 이 업적으로 그는 196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방사능 원소의 붕괴는 오로지 시간의 영향만 받을뿐 주변의 압력이나 온도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측정법입니다.


자연계에는 원자번호가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동위원소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원자 상태가 불안정해서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붕괴돼 다른 원소로 변하는 것들을 '방사성 동위원소'라고 하지요. 이 방사성 원소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예를들면, 탄소(14C)의 반감기는 약 5730년, 우라늄(U) 235와 238의 반감기는 각각 7억400만년, 44억6000만년입니다. 보통 500~5만년 사이의 연대를 추정할 때는 '방사성 탄소(14C) 연대측정법'을 사용합니다. 이는 방사성 탄소(14C)가 질소(14N)로 붕괴되는데 걸리는 반감기 5730년을 이용해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과학을읽다]지구의 나이를 세는 방법 국내 한 연구소에서 운석을 시료로 방사성 탄소연대측정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지구에는 일반적인 탄소(12C)가 순환하는 시간이 방사성 탄소의 반감기보다 훨씬 깁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가 지닌 탄소는 두 가지 탄소인 12C와 13C의 비율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즉, 자연계에는 12C가 98.98%로 가장 많고, 13C는 1.11%, 14C는 아주 미미한 양이 존재하는데 탄소 동위원의 비율은 12C의 양을 분모로 한 13C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계산하는 것이지요.


좀 더 쉽게 말하자면, 탄소12는 양이 변하지 않지만, 탄소14는 시간이 지나면 양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몸 속에 0.1g의 방사성 탄소를 유지하고 있는 동물이 있는데, 이 동물이 죽은 뒤 발견된 뼈에 0.05g의 방사성 탄소가 남아있었다면 그 동물은 5730년 전에 살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방법으로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에 들어 있는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를 측정해서 얻은 값이 약 46억년입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지구에 떨어진 가장 오래된 운석에 대한 반감기를 조사해도 46억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방법 외에도 오래된 유적이나 유물이 어느 시대의 것인지 밝히기 위해 '칼륨-아르곤 연대측정법', '루비듐-스트론튬 연대측정법' 등 대략 10가지 정도의 반감기 측정을 통해 시기를 알아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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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겨우 밝혀진 지구의 나이 46억년도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숫자입니다. 지금까지의 측정방법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일 뿐입니다. 세계의 여러 유물을 측정한 결과 역사에 남아있는 연대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먼 훗날 더 정확하게 지구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면 지구의 나이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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