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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의 On Stage] 한 달간 34회 공연 "힘들지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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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루레인' 헤이든 역 김려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배우 김려원(32)은 6월을 바쁘게 보냈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더 캐슬' '블루레인' 등 무대 세 곳에 오르며 한 달 새 34회 공연을 했다. 한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였을 것이다.


"더 캐슬은 지난 4~6월 공연이 잡혀 있었다. 루드윅은 1월 말에 초연이 끝난 뒤 2~3월에 앵콜 형식으로 짧게 재공연을 할 계획이었는데 공연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기도 4~6월로 늦춰졌다. 블루레인은 뒤늦게 6월로 공연 계획이 잡혔다."


블루레인은 지난 8일 끝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공식 초청작이었다. 김려원은 지난달 21~22일 하루 2회씩 블루레인 4회 공연을 대구에서 하고 서울로 올라와 23일 더 캐슬 2회 공연을 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힘들지만 행복한 나날'이라고 했다.


"스물여덟 살 무렵부터 뮤지컬 공연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1년에 두 작품만 해도 좋겠다, 세 작품을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에는 작품을 다섯 개나 했다."


김려원은 돋보이는 노래 실력으로 무대를 누빈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긴장한다. 하지만 막상 무대 위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편안해진다. 어느 순간 폭발적인 성량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노래로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 편하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불러서 그런 듯하다."

[박병희의 On Stage] 한 달간 34회 공연 "힘들지만 행복" 김려원 [사진= 씨워너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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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원은 초등학생 때부터 가수를 꿈꿨다. 노래를 잘 부르기로 유명해 일반계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종종 노래를 불렀다. 대학은 실용음악과를 가고 싶었지만 오디션을 할 때 너무 떨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가수를 준비하다 스물세 살에 명지대 뮤지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입학도 늦었고 뮤지컬 데뷔도 늦었다. 많은 것을 경험하며 성장하고 싶다. 공연하는 게 너무 좋아서 어떤 역할이든 해보고 싶다."


블루레인은 김려원이 2017년 오디션을 통과해 합류한 작품이다. 지난해 딤프 창작지원작으로 초연됐다. 딤프는 매년 창작지원작 중 가장 뛰어난 작품 하나를 선정해 이듬해 공식초청작으로 무대를 제공한다. 김려원은 블루레인으로 2년 연속 딤프에 참여했다. 블루레인은 딤프를 통해 대구에서 초연, 재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서울에 입성한다. 내달 9일부터 한 달여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블루레인은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김려원은 헤이든을 연기한다. 원작 소설에서 그루셴카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장남인 테오의 여자친구다. 클럽에서 노래하는 가수다. 노래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테오의 아버지인 존이 음반 내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접근하고 헤이든은 존이 테오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렇게 관계가 얽힌다."


원작 소설은 형제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블루레인 역시 마찬가지다. 헤이든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존과 테오의 행동과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헤이든이 많이 부각되면 이야기가 끊어진다. 두 남자가 사랑해도 마땅한 매력이 있는 여자로 잘 표현됐으면 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존속 살해 문제를 둘러싸고 신과 윤리의 문제를 다룬다. "블루레인도 신과 윤리 이야기를 다루지만 추정화 연출이 서스펜스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사건의 전개에 따른 극의 재미와 스릴감에 대해 말을 많이 한다. 뻔해 보이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박병희의 On Stage] 한 달간 34회 공연 "힘들지만 행복" 뮤지컬 '블루레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공연 장면. [사진= 씨워너원 제공]

김려원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지난 4월25일 네 번째 싱글 앨범을 냈다. 그는 2013년 5월 첫 싱글 앨범(아멜리)을 냈다. 2017년에는 1월과 4월에 잇따라 앨범을 냈다. 4월에 발매한 앨범에는 세 곡을 담았다. 세 번째 곡 '아우트로(Outro)'의 가사는 김려원이 썼다.


'보랏빛 노을 진/그때 그 뒷모습/붉은 꽃잎은 뺨을 스치고/멈춰버린 시계/푸른 잿빛 정원/녹슨 다릴 건너/아득한 공기 손틈 사이로/잡히지 않는 꿈.'


1분51초짜리 짧은 곡이다. 가사에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가 많이 들어갔다. 그는 작품을 하지 않을 때에는 그림을 그리며 불안한 마음을 다스린다. "내 마음을 담은 색깔을 칠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김려원은 최근에도 가사를 두 개 썼다. 작곡가 김성은이 '여름 낙엽'과 '아직도 난'이라는 제목이 붙은 곡을 주면서 가사를 써보라고 했다. "두 곡 다 이별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 낙엽'은 시간과 공간을 거스르는 이미지가 생각났다.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고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그 행복했던 시간에 머물러 있는 나에 대한 가사를 썼다. '아직도 난'은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느낌으로 가사를 썼다. 작곡가가 너무 잘 썼다고 너무 칭찬을 해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김려원은 내년쯤 음반 하나를 더 낼 듯하다. "어렸을 때 가수를 꿈꿨을 때 너무 유명해지기보다 콘서트를 많이 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이은미나 거미, 빅마마, 버블시스터즈처럼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되기를 원했다. 방송을 통한 홍보를 생각하지 않았는데 좀 더 유명해지면 내가 하고 싶은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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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15일 블루레인이 끝나면 곧바로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 "얘기하고 있는 작품이 하나 있다. 오는 10월에 공연이 시작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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