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실제모델, 英 50파운드 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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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천재 수학자이자 현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주인공인 앨런 튜링이 영국 50파운드(약 7만4000원) 지폐의 얼굴로 선정됐다.

15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이날 맨체스터 과학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50파운드 지폐 뒷면 초상인물을 공개했다. 카니 총재는 "튜링은 탁월한 수학자로 오늘날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전쟁영웅이기도 하지만, 컴퓨터 수학과 인공지능(AI) 개발의 토대를 만든 인물"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암호기 '애니그마'를 해독한 영국의 수학자다. 1936년에는 '보편적 기계'의 개념을 창안해 AI의 기틀을 마련했다.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의 사고 능력을 판별하는 '튜링 테스트'도 창시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1952년 당시 영국에서 범죄로 취급된 동성애 혐의로 기소됐다. 화학적 거세를 당한 튜링은 1954년 41세의 나이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튜링이 베어 물은 사과는 미국 애플사 로고의 기초가 됐다는 설도 있다. 지난 2013년 튜링은 동성애로 기소된 이들을 사면하는 '튜링 법'에 의해 영국 왕실로부터 사후 사면을 받았다.

2021년부터 유통되는 새 50파운드 지폐에는 1951년에 찍은 튜링의 사진이 뒷면에 들어간다. 다른 지폐와 마찬가지로 앞면에는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초상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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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