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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운동했으니 치맥'…스스로 면죄부를?
최종수정 2019.06.29 09:00기사입력 2019.06.29 09:00

자기 합리화 따른 자기 보상 심리 '라이센싱 효과'

[요즘사람]'운동했으니 치맥'…스스로 면죄부를? 기부나 봉사활동을 한 이후에는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로 과소비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사진=GettyImagesbank]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주말입니다. 불타는 금요일 저녁. "한 주 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오늘 저녁 만큼은 한 잔 마셔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해보셨지요?


그리고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나면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했으니 나에게 치킨을 선물하자."라거나 주말이면 으례 "새벽부터 등산하면서 땀 흘렸는데 하산할 때는 막걸리에 파전 한 접시 먹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생각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한 이후 자신에게 일종의 '면책권(license)'을 주는 자기보상 심리입니다. 이를 '라이센싱 효과'라고 합니다.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모든 효과가 이에 해당됩니다. 자기합리화에 따른 '보상심리'는 착한 행동을 한 이후 나쁜 행동에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자기보상 심리는 다양한 방면으로 나타고 있습니다. 2006년 우즈마 칸 미국 마이애미대 교수와 라비 다르 예일대 교수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봉사활동이나 기부 등 선행을 한 후 사치품이나 비계획적 구매 등의 일탈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에는 우마 카르마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브라이언 볼린저 듀크대 교수의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교수는 미국인들의 식료품 영수증을 분석해 친환경·유기농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에 비해 정크푸드 소비량도 더 많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패스트푸드점에서 다이어트 콜라를 선택한 고객은 그렇지 않은 손님보다 햄버거를 추가로 주문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카르마커와 볼린저 두 교수의 연구결과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비닐봉지보다 개인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보통 유기농·친환경 식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들의 장바구니에는 유기농·친환경 식품도 많이 담기지만 의외로 고열량·고지방의 정크푸드도 유기농·친환경 식품을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보다 더 많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자기보상 심리가 발동하는데 "나는 친환경 쇼핑을 실천했기 때문에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지요.

[요즘사람]'운동했으니 치맥'…스스로 면죄부를? 유기농과 친환경 식품을 많이 사는 사람일수록 정크푸드도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다른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 비해 빈곤하다고 생각하면 더 높은 칼로리의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한다고 합니다. 스스로 '돈이 없다'라고 생각하면 높은 에너지를 가진 식품에 대한 욕망이 표출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신적 박탈감이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게 하고, 스트레스도 함께 받으면서 더 살찌는 현상이 나타나 빈곤층이 비만이 더 많은 이유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라이센싱 효과는 다이어트와 과소비 등의 적인 셈입니다. 장기적인 소비, 식생활 계획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반면, 라이센싱 효과에 휘둘리지 않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목표 성취과정에서 피로도를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과 순서를 정확하게 지키는 신념입니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한 이후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치킨을 먹는 것이 아닌, 치킨을 먹은 이후에 운동하는 것이지요. 먹는 순서만 지켜도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라이센싱 효과는 실제로 자신에게 주는 상이 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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