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도이체방크, 500억유로 규모 배드뱅크 설립 추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최대 500억유로 규모의 배드뱅크(부실채권전담은행)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이 같은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드뱅크 설립을 골자로 한 구조개혁이 실현될 경우 미국 등 유럽대륙 이외 지역에서 도이체방크의 사업은 대폭 축소되거나 폐쇄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논의된 배드뱅크는 장기파생상품으로 주로 구성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비핵심자산 분리 등을 통해 도이체방크는 리스크가 높은 투자은행(IB)에서 벗어나 메인 금융업무와 개인 자산관리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안 제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대담한 개혁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400억~500억유로가 논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는 도이체방크의 대차대조표 내 14%를 차지하는 규모라고 FT는 덧붙였다.

한 때 JP모건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도이체방크는 리스크가 높은 투자은행 부문에 집중하며 수익성이 급락했다. 리보금리 조작사건, 돈세탁 방조 등 잇따른 스캔들에 이어 최근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까지 무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만해도 주당 107유로였던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6.03유로에 불과하다. 급락한 주가 회복을 위해서라도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담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