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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치닫는 車·조선 노조사태…한국 제조업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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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물적분할 극한대치
조선업 체질 개선 머나먼 길
현대차 노조 일방적 주장 갈등
르노삼성은 또 셧다운 강행
글로벌 경쟁력 저하 불보듯
임금->일자리 패러다임 바꿔야

최악 치닫는 車·조선 노조사태…한국 제조업이 위험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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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우수연 기자] 31일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은 전운이 감돌았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위한 주총을 앞두고 강행하려는 회사와 막으려는 노조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중이다. 사측은 노조의 저항으로 인해 주총 개회 시간인 오전 10시가 넘어서도 주총장 진입에 실패했다. 결국 사측은 오전 10시32분께 주총장을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 통보했다. 그리고 오전 11시10분, 사측은 울산대 체육관에서 주총을 열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하는 안을 승인했다.


한국의 최대 제조산업 양대축인 자동차와 조선업이 노조 문제로 멍이 들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번 물적분할 사태 처럼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사건건 제동을 걸 경우 한국 조선업의 체질 개선은 다시 요원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임단협을 놓고 노사간 갈등을 빚으면서 파업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자동차와 조선업의 노사 갈등은 국내 제조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중공업, 한고비 넘겼지만 아직 변수는 남아=물적분할이 승인됐지만,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물적분할 이후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이 모든 부채를 떠안을 경우 심각한 반대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중공업의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부채 7조2215억원 중 7조576억원이 신설 현대중공업에 승계된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조1000억원 규모의 선수금과 충당금은 장부상의 부채일 뿐 사실상 빚으로 볼 수 없다" 며 "나머지 부채도 현대중공업과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함께 책임지고 상환하게 된다. 노조가 7조원 모두 빚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부분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적분할에 따른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근로조건 문제도 쟁점이다. 노조는 분할계획서에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이 기존 노사 간 단체협약을 승계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축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한영석ㆍ가삼현 대표이사 명의의 담화문을 내고 "물적 분할 후에도 근로조건부터 복리후생까지 모든 제도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단체협약 승계를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기업결합 심사라는 최대 변수도 남아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EU, 미국 등 해외 공정거래 당국에 합병 승인을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향후 심사 과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노조, 누굴 위한 파업?= 현대차 사측은 글로벌 자동차 업황 악화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 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친환경차의 공정이 간소화되는데다 전반적인 제조업 공정이 자동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추가 인력 고용은 힘들다는 주장이다.


지난 1년간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온 르노삼성자동차도 노사 문제로 최근 두 달 사이 5일간 공장 문을 닫는 상황에 처했다. 어렵사리 마련한 노사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노조는 지명파업과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측은 파업을 중단하지 않는 한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재교섭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24일에 이어 이날(31일)에도 부산공장 셧다운(프리미엄 휴가)을 강행하기로했다.


문제는 장기화되는 노사 갈등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점이다. 르노 본사가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추가 수출물량을 배정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부산공장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인력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측과 노측의 입장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다"며 "그나마 국내 경기가 받쳐주면 고용의 유연화가 실현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경제가 좋지 않은데다 제조업 업황까지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사 관계 패러다임 변화 불가피=재계에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업의 노조 사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를 감안할때 영향력이 큰 자동차, 조선업이 위기에 처한다면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노사 관계의 패러다임을 기존 임금 확대에서 일자리 확충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의 강경 모드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서 일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노사관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인 미국에서 GM 등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던 2000년대 초중반 도입한 이중임금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근로자는 임금 동결, 신규 근로자들은 기존 근로자의 임금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일부 감원은 있었지만 자동차 업계도 어려워지면서 임금인상보다는 고용안정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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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한국 제조업의 노사관계는 과거 성장 시대의 노사관계를 그대로 이어온 구조"라며 "이제는 저성장 경제에 맞춰 노사관계의 패러다임도 일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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