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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규제 끝판왕' 질병코드에 무너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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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셧다운ㆍ결제액 제한 등 업계 성장 역행 제도만
확률형 아이템 제재안 등 질병코드 도입과 맞물려 부정적 인식 확대

게임, '규제 끝판왕' 질병코드에 무너질 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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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민우 기자] "현재 우리 사회는 이미 게임 서비스 하기에 규제가 너무 많다. 바다이야기 시절 만들어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가 아직도 우리를 죄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토로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맞닥뜨린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2006년 이른바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시행된 일련의 정부 정책이 문화나 산업으로서 게임의 가치는 외면하고 '규제'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는 지적이다. 그 연장선에서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된 후 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가뜩이나 규제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인데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새로 만들어지는 규제마저 덧씌워진다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옴짝달싹하지 못 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 최종 결정 이후 국내 게임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등 업계 주요 단체들이 참여하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29일 출범한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의결한 제72회 WHO 총회가 폐막하자마자 곧바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도구를 악용한 사람을 두고 도구 자체가 잘못이라 비판하는 꼴"이라며 "한국에서 공부에 방해되는 건 모두 죄악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및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영화, 미디어, 예술 등 다른 콘텐츠 분야와도 함께 대응에 나선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전 문화ㆍ콘텐츠 생태계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산업협회가 28일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고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한 것도 이 같은 활동의 일환이다. 토론회에는 박승범 문화체욱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전영순 건국대 충주병원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등이 참여해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도입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과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해결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개별 게임 업체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은 공식 SNS에 '게임은 문화입니다.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올리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 교수는 "이번 공대위에는 전 문화 콘텐츠업계가 참여하는만큼 보건복지부는 단순히 '게임=악' 프레임을 통해 기존처럼 게임업계를 고립시키는 방향으로는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에 갇힌 게임산업=이 같은 게임업계의 즉각적인 반응에는 규제 문제에 있어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돼 있다. 게임산업은 2003년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지정부터 2011년의 강제적 셧다운제, 2012년의 게임시간 선택제, 2014년 웹보드게임 결제액 제한 등 지금껏 각종 규제안에 겹겹이 둘러싸여 왔다. 국내 게임산업이 2008년 5조6000억원에서 2018년 14조원 규모로 10년 동안 2.5배 성장하는 동안 진흥은 고사하고 숨통을 죄는 규제만 지속적으로 누적돼 온 셈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자정 이후 PC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는 게임 시장의 위축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덕주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셧다운제 실시 이후 게임업계 매출의 17%가 경기 변화 이외의 요인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셧다운제 시행에 따른 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번 WHO 결정 이후 2023년 2조2064억원, 2024년 3조9467억원, 2025년 5조2004억원의 위축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게임, '규제 끝판왕' 질병코드에 무너질 판


그도 그럴 것이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이 되면 셧다운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입장이다. WHO가 공개한 게임이용장애 진단 기준은 게임 이용에 대한 통제 불능, 게임에 일상보다 우선순위 부여, 부정적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게임 이용 시간의 확대 등의 행위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이를 예방 혹은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현재 PC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는 셧다운제가 모바일게임으로 확대될 수 있고 접속을 막는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또 게임업계의 매출 일정 부분을 게임중독치유기금으로 징수하는 법안이 발의된 적도 있어 향후 '게임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산업 규제는 '현재 진행형'=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는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부터 각 나라에서 효력이 발생하고 우리나라는 5년 마다 개정하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코드(KCD)에 이를 반영하면 2025년 이후 국내에 적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는 올해도 새롭게 추가될 조짐을 보이는 등 '현재 진행형'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청소년 보호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청소년 대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정책을 마련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위 등급위원, 외부전문가, 게임개발자, 관련협단체, 이용자 대표 등이 포함된 '워킹그룹'의 논의는 마무리된 상태이며 자문위원회에서 마지막 결정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재 게임업계 차원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의 실효성 등을 두고 마지막 논의 중"이라며 "다음달 중순이면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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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정책이지만 게임업계에서는 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과 맞물리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배가될 수 있는 규제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강하게 규제하는 정책이 도출될 경우 '게임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인식이 더욱 뿌리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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