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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빅뱅①]아마존 카드발급 척척…은행, IT DNA 이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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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널 혁신'으로 인터넷·모바일 뱅킹 가입 늘었지만 '상품·서비스 혁신' 아쉬워
IT 인력·기술 과감한 투자, 사고방식 전환 없이는 핀테크 주도권 위태위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 여부가 은행의 수익성을 좌우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디지털뱅크로 빠르게 변신중인 영국 로이즈뱅킹그룹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다. 유럽 내 은행 375곳의 평균(6.5%)은 물론 국내 은행 평균(7.1%)도 크게 넘어선다. 로이즈는 오프라인 점포 축소 및 금융 상품 비대면 판매를 확대하고, 향후 8000명 규모의 디지털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디지털 뱅킹 역량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핀테크(금융+IT) 시대에 디지털이 은행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디지털뱅크' 기획을 통해 국내 은행의 현주소와 글로벌 은행, IT 플랫폼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디지털빅뱅①]아마존 카드발급 척척…은행, IT DNA 이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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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일본에 현지 취업한 A씨는 금융회사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번번이 거절당했다. 현금만 쓰는 불편한 생활을 하던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주 이용하는 아마존을 통해 카드 발급을 시도했다. A씨가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 심사 버튼을 누르자 약 1분에 걸친 자동심사 후 즉시 카드가 발급됐다. 아마존이 A씨의 금융정보 뿐 아니라 과거 물품 구입 내역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카드를 발급한 셈이다.


IT 플랫폼 중심으로 금융ㆍIT 이종산업의 융합이 확산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은행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의 디지털은 좁게는 전산화, 거래의 비대면화지만 넓게는 IT 기술을 활용해 전에 없던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아우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화에 속도, 비대면 거래라는 '채널의 혁신'에는 일부 성공했지만 아마존과 같은 '금융 상품ㆍ서비스의 혁신'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신용정보법 개정 등 법·제도 개선도 시급하다.


은행, 채널의 디지털화 '절반의 성공'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국내 18개 시중은행과 우체국예금의 인터넷ㆍ모바일뱅킹 가입 건수는 개인ㆍ기업을 합쳐 총 1억4656만2000건이다(중복 집계 기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해 1인당 2.8개 꼴로 늘어났다. 입출금ㆍ자금이체 거래 건수 기준으로 인터넷ㆍ모바일뱅킹 비중은 2017년말 45.5%에서 2018년말 53.2%로 증가했다.


국내 은행들은 현재 비대면 거래를 통해 간단한 입출금 및 자금이체부터 계좌 개설, 대출, 펀드 가입 등 자산관리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지원한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토스, 핀크 같은 핀테크 회사의 출현으로 금융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한층 올라간 반면 은행은 기존과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소득, 소비, 연령, 취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니즈를 파악하고 기존에 없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新) 금융 상품ㆍ서비스 내놓는 IT 플랫폼

아직은 기존 은행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인터넷은행이 디지털을 강점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2금융권과 연계한 대출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소비자가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털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고 한도, 금리에서 우대한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연계해 카카오뱅크를 통해 주식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해 한 달여 만에 80만개 계좌를 유치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당장 수수료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플랫폼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도 각각 인터넷은행인 위뱅크, 마이뱅크를 앞세워 다양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통신, 온라인 쇼핑 이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분석해 상환 능력을 심사한다. 위뱅크의 기업가치는 지난해말 기준 210억달러(약 24조원) 이상으로 신한지주 시가총액(지난 3일 기준 21조4000억원)을 넘어선다.


'IT 기업처럼'…은행 DNA 변화 필요

국내 은행들이 말로는 디지털 전환을 외치고 있지만 IT 인력,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사활을 거는 곳은 찾기 어렵다. 여전히 디지털을 부수업무 쯤으로 본다는 얘기다. 반면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알리바바에 위기감을 느끼고 지난 2009년부터 디지털뱅크를 핵심 과제로 내세워 4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기존에 별도로 운영했던 IT 부서와 사업 부서를 통합했고 IT 관련 인력도 1만여명으로 확대했다. 현재 DBS 이익 중 디지털 고객 기여도는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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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라이선스를 통해 예대마진 등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만큼 혁신의 속도도 더딘 편"이라며 "빅데이터, 정보 분석 등 IT 관련 인력과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사고방식의 유연함 없이는 핀테크 주도권을 IT 플랫폼에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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